월드컵 개막이 20여일 앞둔 가운데 '월드컵 시계'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예비군 훈련일정이 '월드컵 시계'에 맞춰지고 직장인들이 출장일정에서부터 출퇴근시간까지 월드컵 시계를 기준으로 조정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는 것.
일부 기업은 신제품 출시 일정을, 유통업계는 장마철 비수기인 6월을 성수기 개념으로 월드컵 시계에 맞춰 조정, 대박을 노리고 있다.
병무청은 우리나라 첫 경기인 토고전(6월 13일 오후 10시)을 감안, 동원 예비군 훈련일정을 전격 변경해 18일 발표했다. 다음달 12일~14일, 13~15일 사이에 이뤄지는 동원 훈련은 모두 14~16일로, 19일~21일 동원 훈련은 21~23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종전 일정대로 훈련이 시행되면 월드컵 구경을 하지 못했을 대구·경북지역 예비역 군인 3천여 명이 축구중계를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병무청이 훈련 일정에 조정에 나선 것은 '사이버 시위' 때문. 예비군 훈련으로 토고전을 볼 수 없을 것을 우려한 '성난' 예비역들이 병무청 자유게시판을 '비난글'로 도배해 버렸던 것.
직장인들은 각자 월드컵을 지켜보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고심 중이다.
축구광인 직장인 이성택(31) 씨는 영업직 근무로 출근시간을 아예 늦출 예정. 이 씨는 "TV로 축구를 보기 위해 월드컵 기간 동안 출근시간을 늦추고 대신 늦게까지 일하기로 했다."며"오퍼상 친구는 바이어 방문을 위해 미국 출장계획도 7월로 미뤘다."고 전했다.
성서공단에 직장을 둔 김현익(32) 씨는"13일 토고전은 일하고 난 뒤 볼 수 있겠지만 나머지 경기 경우 보고 나면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회사출근이 만만찮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축구를 즐기는 동료들과 의논해 19일, 24일 오전 4시에 각각 벌어지는 프랑스전, 스위스전은 회사 근처 찜질방에서 보고 바로 출근할 생각"이라 했다.
기업들은 월드컵 기간에 맞춰 '비즈니스'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지난 월드컵 때 신차 출시를 연기했던 현대자동차는 월드컵에 때맞춰 이달 말 아반떼XD 후속 신차(HD)를 내놓는다. 당초엔 지난 15일 후속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었다.
현대차는 월드컵에 맞춰 경품행사 등 신차 출시 이벤트를 대규모로 펼 예정.
유통업체들도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 위해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자칫 너무 일찍 마케팅에 나설 경우 고객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힘들고, 너무 늦을 경우 월드컵 관련 상품의 선점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 대구백화점은 19일부터 월드컵 공식 티셔츠와 가이드북을 나눠주는 마케팅에 돌입하고, 지난 주 월드컵 붐 조성에 나선 롯데백화점은 '독일 오페라 즐기기', '꼭짓점 댄스 배우기' 등의 문화행사를 준비 중이다. 동아백화점은 쇼핑점 전면에 대형 월드컵 플래카드를 16일부터 내걸고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일단 동아 측은 월드컵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개막일 9일에 맞춰 다양한 경품행사와 함께 응원전 등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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