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비산동 화재사고 수사 결과 방화로 확인, 용의자 검거."
18일 오후 기자의 휴대전화로 들어온 문자메시지. 지난 10일 새벽 20대 두 자매와 자매의 어머니, 외할머니 등 일가족 4명을 죽음으로 내몬 화재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서부경찰서에서 알려온 것이다.
기자는 순간적으로 황당했다. 기자 스스로 의문을 가지긴 했었지만 사건 당일 경찰이 재빨리(?) 이 사건이 전기누전에 의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방화 가능성을 일축했었기 때문.
당시 경찰은 "외부 침입흔적을 발견할 수 없고 출입구 부근 전기선이 끊어져 있는 점으로 미뤄 전기누전에 의해 불이 났다."고 밝혔던 것. 피해자 가족 주변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별다른 소득이 없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하지만 결국 이 사건은 방화로 뒤집어졌다..
지난 16일 숨진 자매 가운데 언니의 애인이 인터넷을 통해 경찰에 화재 원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뒤 경찰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던 것.
경찰은 최초 사건발생 당일 오후 최 씨를 조사했고, 자매의 동생(21)과 알고지내던 최 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냈던 협박 문자메시지를 확보하고서도 기자에게 방화가능성을 부인했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피해자 가족의 친구가 인터넷을 통해 진실 규명 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이사건은 어떻게 됐을까?
경찰은 화재만 나면 "전기합선.전기누전"이라고 앵무새처럼 노래부른다. 실제 화재원인 통계에서도 '전기'는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
경찰은 전국적 관심을 끌었던 개구리소년 사건 당시도 유골이 발견되자 최초 브리핑에서 "날이 추워 얼어죽었다."고 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뒤집어졌었다. 타살이라는 것이다.
경찰이 언제쯤 '억울한 죽음'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채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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