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합섬, 회생절차개시 신청…대기업 첫 사례

경영난과 장기간의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어온 ㈜HK(대표이사 박노철)와 한국합섬(대표이사 박효상)이 500인 이상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회생절차 개시를 법원에 신청했다.

두 회사는 23일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리해고 37명을 포함해 총 254명의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조의 공장점거와 파업이 두 달을 넘겨 자력에 의한 공장재가동이 사실상 어렵게 되면서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이날 법원에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금유동성 부족과 적자·채무 누적, 공장가동률 저하, 매출감소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종업원들의 임금이 수개월째 부분 지급되고, 제반 공과금이 연체되는 등 채권기관들이 가압류와 압류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와 자금 압박이 한계 수준에 다달았다고 밝혔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기각하게 되면 파산절차가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700여 명의 종업원들이 일시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등 극심한 고용불안과 지역경제의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회사는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앞서 노조가 임금 10% 및 상여 200%를 삭감하는 고통분담에 협조할 경우 ▷정리해고 철회 ▷손배, 가압류 취하 ▷형사고소 취하 등 노조가 요구해 온 현안문제를 전면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제안을 회사가 제시했으나 노조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HK는 폴리에스테르원사 제조사업만 분할돼 창업된 회사로 구미와 인근 칠곡에 1, 2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규직 850여 명, 비정규직 300여 명이 근무를 해왔으나 지난 3월 이후 두 달 넘게 조업이 전면 중단돼 왔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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