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렇게 가면 안되는데, 이제 겨우 고생이 끝나나 했더니....."
지난 24일 숨진 경북도청 주택지적과 지적전산담당 정명순(55·여) 씨의 빈소를 지키던 동료 직원들은 안타까운 한 죽음 앞에 말을 잇지 못했다.
정씨는 지난 1월 '공무원의 꽃'이라는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지난 77년 경북도 세정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한 지 29년만의 일.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가슴에 통증을 느껴 찾아간 병원에서 받은 진단결과는 심실빈맥증. 정씨는 지난 9일 입원한 뒤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주변 친지·동료들이 더욱 가슴 아파하는 것은 정 씨의 모친 권선악(88) 씨가 같은 날 몇 시간을 차이에 두고 정씨의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났기 때문. 영천 북안 출신인 정씨는 초등학교때 교장 선생님이었던 아버지를 여읜 뒤 결혼을 미뤄가며 노모를 극진히 모셔왔다.
정씨의 여동생 말순(52·대구 달서구 송현동) 씨는 "새벽에 주무시던 어머니가 '가자, 가자'라고 말씀하셨는데 언니가 세상을 떠날 줄 아셨던 것 같다."라며 "묵묵히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오던 언니가 엄마도 함께 데려간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해 주위를 더욱 숙연하게 했다.
정씨와 30년 동안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정순자 경북도 여성과장은 "정씨는 평소 업무에도 충실했을 뿐 아니라 노모를 지극한 효성으로 모셔 칭찬이 자자했다."라며 "1980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지적기사 1급 자격증을 따낸 모범공무원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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