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콤한 역전승'…대구·경북 열광의 도가니

"대~한민국! 가자, 프랑스전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 토고와의 첫 경기가 열린 13일 대구.경북지역에서는 23만5천여명이 거리 응원에 나서 달콤한 첫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에는 8만여명이 운집해 한편의 생생한 드라마와도 같았던 2002년 월드컵의 함성을 재현했다.

4년 전 20여만명이 운집했던 이곳에는 오후 8시부터 왕복 10차선의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됐으며 경기 시작 4~5시간 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군중 대열은 결전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차츰 늘어나 열십자 모양의 붉은 응원 물결이 도심을 수놓았다.

경기 시작 전 시민들은 범어네거리에 분산 설치된 5개의 스크린을 중심으로 흩어진 듯했으나 경기시작 10분 전부터 혼연일체가 돼 '대~한민국'을 외치며 스크린을 통해 비쳐지는 태극 전사들의 모습에 환호했다.

전반 31분만에 토고의 카데르 선수가 선제골을 터뜨리자 시민들의 입에서는 안타까운 듯 탄성이 터져 나왔지만 이내 태극전사들을 격려하는 응원 박수가 이어졌다.

아쉬운 분위기 속에 후반 9분 이천수 선수가 프리킥을 동점골로 이어가자 범어네거리에서는 축포가 터지고 '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 소리가 하늘을 울렸다.

시민들은 "이 기세를 더 몰아가자"며 '대~한민국'과 '나의 챔피언'을 연발하며 태극전사들을 성원했고 마침내 후반 27분 안정환 선수가 시원한 역전골을 뽑아내면서 승리의 분위기를 굳히자 도심은 완연한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딸과 함께 응원을 나온 시민 김진수(36.회사원)씨는 "토고의 선제골로 잠시 실망스러웠지만 태극전사들은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며 "한국은 꼭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원했다.

대구 달서구 코오롱 야외음악당에도 3만5천명의 응원 인파가 모여 경기 내내 목이 터져라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박주영 선수의 모교인 대구 청구고에서도 붉은 색 옷을 입고 등교한 학생들과 교직원 1천500여명이 운동장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며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이밖에 경북에서는 포항 북부해수욕장에 2만여명의 인파가 모인 것을 비롯해 구미시민운동장, 경주시민운동장 등 도내 27개 거리응원장에 12만명이 모여 응원의 함성을 토해냈다.

포항시민운동장에서는 경기 2시간 전부터 열기구 퍼레이드와 꼭지점댄스, 연예인 공연 등이 펼쳐져 응원 분위기를 북돋웠고 특히 포항시가 호미곶 해맞이 축전 때 선보인 가로 80m, 세로 53m의 초대형 태극기가 경기 시작 10분 전에 관중석 아래로 장엄하게 펼쳐져 응원열기를 더했다.

2만여명이 운집한 포항 북부 해수욕장에서도 이천수 선수와 안정환 선수의 골이 터질 때마다 거대한 함성과 함께 축포가 터졌고 후반 종료와 함께 승리가 확정되자 승전을 축하하는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다.

울릉도에서도 주민 1천200여명이 울릉읍 도동항에 모여 대형스크린을 통해 열띤 응원을 벌였으며 우리 국토 최동단인 독도에서는 독도경비대원 20여명이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내무반에서 TV를 보며 동해가 떠나가도록 "대~한민국"을 외쳤다.

한편 경찰은 주요 응원장별로 경력을 집중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대구시와 경북도 소방본부도 비상 구조구급 인력을 배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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