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란다 확장'…시원하게 넓힐까? 조용하게 놔둘까?

신축 아파트의 입주가 잇따르면서 '거주지 대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사는 곳을 새로 장만하면 가장 바빠지는 사람은 바로 주부. 아무리 포장이사를 해도 이사짐 챙기기에서부터 다시 정리해 넣기 까지 할 일이 태산같다. 올 여름만 해도 수성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4천300) 범어동 유림노르웨이숲(570) 남구 이천동 뜨란채(450), 대성 유니드 (635), 달서구 포스코 더샵(800) 등이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이때 주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베란다 확장 여부이다. 유행 코드처럼 되다시피한 베란다를 넓혀서 시원하게 살까, 아님 분양 받은 대로 단순 깔끔하게 살까. 베란다 확장을 해본 경험을 지닌 주부들로부터 장단점을 알아본다.

◇ 베란다를 확장하니 시원해서 좋아요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단독주택에 살다가 매호동 34평형 아파트에 입주한 황정애(44) 주부는 앞뒤 베란다를 모두 넓혔다. 결과는 대만족. 아파트에 탁 들어서면 느껴지는 답답함을 보완, 첫눈에는 40평형대와 같은 시원함을 준다. 폭이 2m 나 되는 거실과 안방 앞 베란다를 확장하고, 뒷 베란다도 넓혔다. 안방 앞 베란다에는 원래 화단이 꾸며져있었는데, 방문을 열어두면 화단에서 먼지가 날아들어 물빠짐이 좋은 타일을 깔고 그 위에 화단을 설치하는 확장형으로 바꿨다. 거실 앞 베란다가 없어져서 이곳에 빨랫대를 설치했다.

거실 앞 베란다에는 바닥에 코일을 깔고 그 위에 방열탄, 다시 거실과 같은 강화온돌마루까지 깔아 난방의 효율성이 떨어짖 않도록 했다. 원래 베란다에는 난방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차가운 공기가 바닥으로부터 올라올 수 있어 그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거실과 베란다 사이에 설치돼있던 유리문을 뜯어내고, 베란다를 확장한 뒤, 이중 페어글라스를 설치했다. 시스템 창호를 하는 집들이 많다고들 하지만, 너무 무거워 아래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테리어 관계자의 조언을 받아들여 그냥 이중 페어글라스를 달았는데 소음방지와 열차단 효과가 충분한 것 같다. 아들만 둘이 황 주부는 자녀들의 방 뒷 베란다를 넓혀서 책장 등을 넣었더니 다소 여유 공간이 생겼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 단지의 33평형 가구 가운데 60% 정도가 발코니를 확장한 것 같아요. 40평형대는 20~30% 정도 넓히는 것 같구요."

황 씨는 현관 중간문을 떼내고, 새집 증후군과 습기 제거 곰팡이 방지 효과를 인테리어를 겸해서 하는 바람에 1천700만원 정도 들었다. 그냥 베란다만 확장하면, 재질선택에 따라 다소 차이는 나지만 대개 방 칸에 150만원, 거실 확장에는 350만원 정도 든다고 보면 된다. 시스템 창호로 하면 확장 비용은 거의 두배로 뛴다.

◇ 소음과 냉난방 원래 같을 수는 없죠.

"예전에 베란다 확장을 한번 해 보았는데,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고, 바깥 소음도 심해서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냥 살아요."

지난 4월 대구시 북구 침산동 아파트로 이사온 김미향(46) 주부는 "비용이 드는 것은 고사하고, 낭비가 너무 심한 것 같아서 분양받은 집에서 그대로 산다."고 했다. 베란다를 확장한다면서 멀쩡한 거실 유리문을 들어내고, 난방선을 깐다고 바닥을 파내고 멀쩡한 벽지를 뜯어내고 하는 것을 보면서 저라도 하지 않아야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지금은 기술이 많이 좋아져서 베란다를 확장하더라도 냉난방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는 "그전 아파트에는 베란다를 없애고 거실로 확장했었는데 여름에 문을 열어놓고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비가 스며들어 혼났다."면서 확장형 아파트가 원래의 아파트만 못하다고 여긴다. 빗소리도 만만찮게 들린다.

"하루는 빗소리에 밤에 잠이 깬 남편이 서울에서 공부하는 딸 생각이 난다면서 왔다갔다하면 잠을 못이루는 것을 보니 안됐더라구요."

김 씨는 베란다에서 꽃도 키우고, 마음대로 물도 주고, 맘껏 햇볕을 받으며 빨래도 널 수 있어서 베란다는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거실이 아주 공간이 좁아서 생활하는데 큰 지장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단순하게, 원래대로 살라고 하고 싶어요. 베란다 확장, 결코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예요. 말리고 싶어요."

◇ 야외 정원처럼 별도 공간으로 활용해요

베란다를 확장하지는 않되, 실내처럼 꾸며서 또다른 생활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여러가지 데크재를 깔아 야외정원처럼 꾸미는 방법을 택해도 좋다. 야외 데크처럼 꾸미려면 겨울이나 장마철에 습기가 썩거나 곰팡이가 쉬 피지 않는 제품을 택해야한다. 요즘은 인체에 무해한 천연 방부목까지 나와있고, 자재상가나 대형할인점에 가면 데크재를 판매한다. 보통 1평당 5만5천원선으로 33평형 아파트 거실 베란다에만 시공할 경우 재료비가 20~30만원 미만이면 되고, 목수 인건비(15~30만원), 바닥을 돋우는 각목 비용까지 포함해서 60~80만원 정도 들면 편리하고 깔끔하게 변형할 수 있다.

최미화 편집위원 magohalmi@msnet.co.kr 사진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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