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토고전이 호프집들의 잔치였다면 프랑스전은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찜질방·편의점 등 '밤샘 영업점'의 잔치 였다. 응원객들이 대부분 밤샘을 한 탓이다.
'밤샘 영업점'들은 한국 대표팀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략 만큼이나 각양 각생의 상술을 내걸었다.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부근 한 편의점은 토고전 때보다 삼각김밤과 캔커피가 3배 이상 팔렸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찾는 많은 직장인들에다 새벽 찬 공기를 피하려는 '커피' 수요가 몰렸기 때문. 모닝 커피없인 하루 일진을 기대할수 없는 커피 애호가들 때문.
3만여 명이 모인 대구 두류운동장 부근, 해장국 집도 특수를 노렸다. 응원을 마치고 출출함을 달래려 해장국을 찾아 나선 시민들이 몰린 것.
이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한수(54) 씨는 "예감이 적중했다."며 "미리 3배 가까운 해장국 식재료를 준비 했기 때문에 아침에 해장국을 찾는 손님에게 없어서 못파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유비무한(?)의 상술 덕에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본 곳은 한두 곳이 아니다.
대구 수성구 한 찜질방은 미리 손님이 몰릴 것을 예상, 간이 옷장을 추가로 설치하고 평소보다 2배 많은 옷걸이를 비치해 놓았고 "예감이 적중했다."고 좋아했다.
찜질방에 딸린 식당들도 '미리미리' 정신으로 무장한 탓에 한몫 단단히 챙겼다. 이곳 찜질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용상(52) 씨는 평소 오전 5시에 가게문을 닫았지만 이날은 월드컵 특수를 겨냥,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노점상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렀다.
등록금 마련차 토고전에 이어 프랑스전에서도 두류운동장 주변에서 노점을 열었다는 대학생 김선정(22·여) 씨는 "토고전 때 김밥을 준비한 것과 달리 밤샘응원이 펼쳐진 프랑스전에서는 어묵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메뉴를 잘 선정, 장사가 너무 잘 됐다."고 기뻐했다. 가득 준비해온 재료를 다 소진했다는 것. 김 씨는 "오늘 같이만 장사가 되면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이 바닥에 뛰어들 판"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배달의 기수' 또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경북 구미의 한 심부름 센터 박철우(28) 상무는 "늦은 경기시간 술과 담배등 잔심부름이 늘것으로 예상, 밤시간대 직원을 20명 추가 배치한 것이 적중했다."며 사업 능력을 과시했다.
한편 숙박업계는 당초 새벽 경기특수를 예상했으나 '노숙 밤샘'이 많아 특수는 없었다고 실망스런 분위기였다.
대구 남구의 한 호텔 경우, TV를 준비하는 등 '객실에서의 편안한 축구관람'을 내걸고 마케팅에 나섰으나 투숙객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