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儒敎)는 여러 가지를 의미하고, 그렇게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충(忠)과 효(孝)가 중시되지만, 일본에선 주군(主君)과 가장(家長)에 대한 절대적 복종이라고 보면서 인(仁)과 의(義)가 강조된다. 우리나라에선 보다 종합적으로 풀이되면서 공자(孔子)의 가르침,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를 잡는 인(仁)과 나라'사회나 남을 향한 의(義)가 충효(忠孝)보다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풀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선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와 '한국인이여, 상놈이 돼라'는 책이 나와 유림을 들끓게 하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나친 '주검 숭배'라거나 '코리안 에이즈'라는 극언들이지만. 현대는 인의의 파괴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적지 않았다. 부모형제의 사이, 어른이나 스승과의 사이가 처절할 정도로 무너져 전통적인 가치관이 살아나야 한다는 소리도 높았다.
○…우리나라 유일의 '유교문화박물관'이 어제 문을 열었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한국국학진흥원 내에 건립된 이 박물관엔 개별 문중이나 서원으로부터 기탁받은 유교 관련 기록문화재들을 망라, 우리나라 유교문화의 총체적인 모습을 읽게 한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1천335평 규모로 2002년 12월부터 130억 원을 들여 빛을 보게 됐다.
○…크게 9개의 상설전실과 1개 기획전시실로 구성된 이 박물관은 유교와 연계해 유교와의 만남을 비롯해 '사람 되기' '사람 노릇' '사람 대하기' '사람 위하기''더불어 살기' 등의 주제를 담고 있으며, 유교문화의 생활상을 되짚어보게 한다. 상설전시실엔 '징비록' 등 국보'보물급 유물들이 선보이며, 지하엔 국학원이 수집하는 기록문화재를 정리'분류'보존할 수 있는 수장고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유교의 정치론은 '덕치인정(德治仁政)'의 민본정치이며, 남자와 여자, 어른과 어린이, 삶과 죽음의 문제를 조화체계로 공존공영을 지향하는 사상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민본정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기심 팽배가 몰아온 인간 황폐로 인의가 무너지고 있는 형편이기도 하다. 유교문화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유교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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