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라엘 '표적 공습'에 팔 민간인 잇단 희생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제거를 명분으로 내세워 감행하는 무차별 공습으로 어린이와 부녀자들이 희생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가 민간인 희생을 야기하는 이스라엘의 표적살해 공격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있다.

◇민간인 희생 부르는 공습 = 21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헬기를 이용한 이스라엘 군의 미사일 공습으로 남자 1명, 여자 1명이 죽고 1∼4세 어린이 5명을 포함해 13명이 크게 다쳤다고 현지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요원들이 탄 차량을 겨냥해 발사한 미사일이 목표물로부터 수십 m 빗나가 인근 가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격은 가자북부 난민촌에서 무장요원을 겨냥한 이스라엘 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골목길에서 놀던 5세 어린이 2명 등 3명이 희생된 지 하루 만에 단행된 것이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13명이 죽었고, 9일에는 가자해안에서 휴일을 즐기던 8명이 이스라엘 해군의 포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몰살당했다.

◇"나도 자폭테러 하겠다" =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으로 어린이와 부녀자들이 끊임없이 희생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공습으로 5살 먹은 딸을 잃은 엄마인 팔레스틴 알-샤리프는 AP통신에 "몸이 불편한 이모에게 줄 빵을 얻으러 나갔다가 딸이 변을 당했다"며 "구할 수만 있다면 폭탄벨트를 차고 이스라엘로 들어가 그들의 자식을 죽임으로써 내가 당한 것처럼그들도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맛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5세 남동생인 모함메드를 잃은 피다 로카(16)는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이 모함메드가 흘린 피에 대해 보복할 것"이라며 잔인한 이스라엘에 대한 응징을 다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도 보복공격의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비난 여론 고개 = 이스라엘의 잔인한 공격에 미국과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과 영국이 그나마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정치담당 사무차장은 "민간인 희생을 수반하는 무장요원들에 대한 표적살해 공격을 중단해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며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어린이들이 희생된 소식을 듣고 비탄에 잠겼다고 말했다.

마거릿 베케트 영국 외무장관은 "무고한 민간인이나 어린이 살해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것"이라며 비교적 강도높게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 내부서도 논란 =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이 커지면서 인구 밀집 지역에서 무장요원을 겨냥한 공습의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이스라엘 내부에서 일고 있다.

이스라엘 군 장교 출신으로 현재 메레츠당 의원인 란 코헨은 무장요원을 제거하더라도 민간인 희생이 수반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게 된다며 표적살해 공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