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의 장벽 뛰어 넘은 모성애…고라니 키우는 풍산개

모성애가 종(種)의 장벽을 뛰어 넘었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한갑수(52)씨의 풍산개가 인근 야산에서 구조된 고라니 새끼를 자기 자식처럼 젖을 먹이며 키우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한씨가 지난 20일 적성면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 고라니 새끼가 버려졌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자 그의 5살 난 풍산개가 새끼 고라니의 몸을 핥아주고 젖을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한씨는 "어미 고라니가 하우스에서 새끼를 4마리 낳았는데 다음날 보니 이 고라니만 남았다고 마을 주민으로부터 들었다"며 "발견 당시 비에 흠뻑 젖어 눈도 못 뜬 상태로 쭈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풍산개는 같이 키우고 있는 어미 진돗개가 젖이 떨어지자 새끼 진돗개에게 자신의 젖을 줄 정도로 평소 모성애가 남달랐다"며 "그래도 고라니와 개는 앙숙이라는데 이렇게 애지중지 키우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씨는 고라니가 풀을 뜯어먹을 정도로 자라면 야생적응 훈련을 시킨 뒤 방생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사람도 자기 자식을 버리는 세상인데 다른 종의 새끼를 키우는 개가 기특할 따름"이라며 자신의 개를 자랑스러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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