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어벡호, 무난한 데뷔전…대만에 3-0 승리

후반 중반까지 답답한 흐름…전술 특색 못살려

무더위 속에서 지치지 않고 달린 한국이 고슴도치처럼 웅크린 대만을 3대 0으로 눌렀다. 한국은 16일 오후 대만 충산 경기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 대만과의 원정경기에서 안정환, 정조국, 김두현이 골을 넣으며 승리, 2승(승점 6)으로 조 선두에 나섰다.

데뷔전에 나선 핌 베어벡 한국대표팀 감독은 '생각하는 축구', '창의적인 축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했고 선수들은 활발한 위치 변화와 패스로 감독의 구상을 경기장에서 펼치려 했다. 그러나 전력 차가 두드러진 두 팀에게선 대등한 전력의 팀들이 밀고 밀리면서 빚어내는 승부의 긴장미를 기대할 수 없었다. 대만 선수들은 자기 진영에 박혀서 나오지 않았고 한국은 경기장 반쪽만을 사용하다시피 하며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의 약체를 맞아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며 20개 가까운 슛을 날리고서도 더 많은 골을 넣지 못했고 패스 속도가 떨어지는 등 예리함이 부족했다.

4-3-3 전형을 들고 나온 한국은 오른쪽 윙포워드 이천수, 왼쪽 윙포워드 안정환이 각각 왼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간을 만들었고 안정환 대신 스트라이커로 나선 정조국은 중앙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을용, 김정우, 왼쪽 윙백 장학영도 전방까지 올라와 자리를 바꾸며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러나 나쁜 그라운드 사정은 한국의 패스 정확성을 떨어뜨렸고 슛 기회를 많이 만들면서도 거친 볼 터치와 부정확한 슛은 세계 정상과 거리가 있는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되뇌이게 했다.

전반 31분 김남일이 띄워준 패스를 안정환이 가운데로 달려나오며 달려드는 골키퍼에 앞서 방향을 바꾸는 감각적인 슛으로 선취골을 넣었다. 후반 8분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이을용이 감각적인 크로스를 올리자 정조국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추가골을 넣어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후반 35분에는 교체 투입된 김두현이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주장 완장을 찬 김남일은 후방에서 여러 차례 킬 패스를 시도하며 좋은 플레이를 펼쳤고 슛 기회를 많이 날린 정조국과 활발하게 움직인 이천수, 장학영의 플레이도 돋보였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천수와 안정환 대신 박주영과 김두현을 투입한 후 4-2-3-1 전형으로 전술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한국은 다음달 2일 강호 이란과의 홈 경기에 나선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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