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로막걸리 납시오!"…97일만에 유통 재개

대구 불로막걸리가 막걸리 애주가들에게 다시 돌아왔다. 지난 7월 12일 창립 36년만에처음 일어난 대구탁주 노조파업이 지난 달 28일 전격 타결되면서 생산중단 97일만인 17일 오전부터 불로막걸리 유통이 재개된 것.

16일 오후 대구 동구 불로동 대구탁주 공장은 막걸리 효모 익는 향으로 가득했다.

불로막걸리는 지난 8일 조업 재개 이후 정확히 열흘만에 재출시됐다. 밀가루로 밥을 짓기 시작해 완성된 술을 만드는데 걸리는 기간이 정확히 열흘 걸리기 때문.

먼저 20kg들이 밀가루 360포대를 풀어 밀가루 밥을 지었고, 밥을 식혀 종국(種麴·누룩)과을 뿌리기까지 3일. 주모(酒母:막걸리 원액의 전 단계)를 만드는 데 3일. 마지막으로 막걸리 원액을 뽑아내는데 4일이 지났다. 각 단계마다 막걸리 장인들의 혼이 다시 담겼다.

"이게 내일 다시 각 동네가게로 나갈 술입니다." 제성(製盛:물을 합쳐 시중에 유통되는 막걸리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기 직전, 15도짜리 막걸리 향이 코끝을 찔렀다. 1천 500ℓ들이 술통 16개에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누런 막걸리로 가득했다.

대구탁주 노조 김성종 부위원장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준 애주가들 때문에 노사가 서로가 양보해 생산 재개를 할 수 있었다."며 "더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진 대구탁주협회장도 "새로 시작하는 마음"이라며 "이번 직장폐쇄를 계기로 생산설비를 강화, 품질에 더욱 더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불로막걸리는 대구 막걸리 시장의 90%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구탁주 파업기간 중 품귀현상을 빚어 유사제품 및 외지 막걸리 유통이 봇물을 이뤘다. 대구탁주는 17일 동동주는 시판하지 않았고 막걸리 2천960상자(4만 4400ℓ·5만 9천여 병)을 시중에 내놓았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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