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중간선거

링컨은 타고난 현장주의자였다. 현장에 밀착했기 때문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들이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도 더 잘 파악했다. 링컨이 국가 역량을 결집시키고 국민을 설득해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천은 바로 뚜렷한 비전과 리더십이었다고 후세 史家(사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 같은 덕목에 대한 간접평가를 받게 된다.

○…부시 대통령은 2004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참여도와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 남성 유권자 등 3대 지지기반층에서 압도,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참여 열의가 떨어지고, 남성 유권자의 지지 양분, 각종 의회 스캔들로 인한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공화당 離反(이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보도다. 정치학자 래리 사바토는 "올해는 민주당의 해"라고 단언했다.

○…미국 중간선거는 미국 최대의 정치 행사다. 대통령의 임기(4년) 중간에 실시된다고 해서 중간선거(off-year election)라고 부른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임기 6년의 상원의원 100명 중 33명과 임기 2년의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새로 선출한다. 특히 12년에 걸친 공화당의 상'하원 지배구도가 끝날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사상 처음으로 7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단 한 명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타임스는 5일자 사설을 통해 "오는 화요일 지면에서 지지하는 후보 명단을 발표할 때 공화당 후보를 단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시행정부에 대한 지난 2년간의 민심이 어떤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부시행정부의 국정운영 능력과 각종 정책의 신뢰성, 도덕성 등 모든 것이 도마 위에 올려져 民意(민의)의 심판을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민주주의를 지켜온 근본을 의회와 행정부 간의 '견제와 균형'을 꼽고 있는데 지난 2년간 공화당 의회가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상'하 양원을 민주당이 모두 장악할 경우 북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모아진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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