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전박대, "의원님, 제발 우리지역엔 오지 마세요"

한나라당 김광원(울진·봉화·영양·영덕), 김재원(청송·의성·군위), 최경환(경산·청도), 정희수(영천), 이인기(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요즘 지역구 내려갈 맛이 안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실은 그 반대인 듯하다. 지역민들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잖아서다.

실제 이들 의원들이 지난 지방선거 때 공천 영향력을 행사한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상당수가 선거법 위반 등으로 낙마했거나 낙마위기에 처한데다 최근엔 한 기초의원이 괴한에 피살되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지방선거 때도 공천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곳들이다.

최경환 의원의 지역구인 경산의 한 시의원이 15일 괴한에 피살됐다. 최 의원의 측근이다. 당장 지역에선 공천후유증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청도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 때 당원증까지 주고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현 군수가 결국은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또 군의원 1 명은 이미 의원직을 잃었고, 2명의 도의원 중 1명도 의원직 상실 위기다.

한나라당 도당 위원장인 김광원 의원의 경우, 봉화군수가 수감중이며, 영양군수도 당선무효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자신이 공천 영향력을 행사한 단체장 4명 중 2명이 낙마 위기에 처한 것.

김재원 의원은 속이 까맣게 탄 상태다. 자신의 지역구 3곳 중 이미 군위, 의성 등 2곳은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무소속 군수가 장악했고, 겨우 남은 청송도 현재 군수가 검찰로부터 징역형을 구형받아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청송까지 낙마하면 김 의원은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자당 출신 단체장이 없는'불명예'를 안게 된다.

지난 지방선거 때 도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인기 의원은 6개월째 공천내홍을 겪고 있다.

이미 지난 지방선거 결과 고령의 경우, 무소속 군수가 당선돼 지역민들로부터 공천을 잘못한 결과라는 질책을 받았고, 성주도 경선이라는 우여곡절 끝에 현 군수에게 공천이 돌아갔지만 경선 과정에서 군수와의 골이 적잖았다는 것. 여기에다 공천심사 초기 일찌감치 낙점한 칠곡군수의 경우 되레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또 정희수 의원도 영천시장이 검찰내사를 받는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 칼날이 자신에게로 향할까 노심초사다. 이에 대해 이들 지역주민들은 "지난 지방선거 때 공천을 잘했으면 지역이 이렇게까지 누더기가 되겠냐."며 국회의원들에게 그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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