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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3호선-어떤 경전철이 달릴까

3호선 경전철이 국내 최초라는 일부 보도는 틀렸다. 전국적으로 13개 노선이 준비 중이고, 그 중 이미 3개 노선은 공사를 시작했다. 착공한 경전철은 부산지하철 3호선 반송선(미남~안평, 12.7km), 김해 경전철(사상~김해 삼계동, 23.5km), 에버라인으로도 불리는 용인 경전철(구갈~에버랜드, 18.5km) 등이다. 이들 3개 노선은 2009년과 2010년 잇따라 개통할 예정이다. 대구 3호선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추진 중인 경전철 노선의 총연장은 무려 299.6km에 이른다. 바야흐로 경전철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노선마다 채택한 경전철도 다르다. 경전철에는 AGT(Automated Guideway Transit·무인자동 대중교통수단), LIM(Linear Motor·선형유도 경전철), 모노레일, 노면전차, 자기부상시스템 등이 있다. AGT는 정해진 길을 따라 기관사 없이 달리는 소형 기차로 보면 된다. 바퀴가 쇠 또는 고무로 만들어져 철제차륜과 고무차륜으로 나뉜다. 부산 반송선은 고무차륜 AGT를 택했고, 김해 경전철은 철제차륜 AGT, 용인 경전철은 LIM을 골랐다. 운영방식은 다르지만 특성은 비슷하다. 객차 한 량당 50~100명이 탈 수 있고, 최고속도는 시속 60~80km(자기부상은 100~130km), 최소회전반경은 30~50m 정도. 5도 안팎의 제법 가파른 경사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렇다면 대구 3호선은 어떤 경전철을 택할까? 기본계획상 대구 3호선은 '고무차륜 AGT'를 채택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계획상 '사례'로 넣었을 뿐 실제 선정은 내년 기본설계에서 이뤄진다. 지하철건설본부 유경수 차량설비팀장은 "기본설계가 원활이 이뤄지려면 늦어도 내년 3, 4월 중에 시스템 방식을 선정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대구는 AGT 도입에 대해 회의적이다. AGT가 양쪽으로 달리려면 최소 노면 폭이 7m는 돼야 하는데 너무 넓다는 것이다. 도로 2차로 정도 너비의 구조물이 지상 10m 위에 떠있는 셈인데 보기에 너무 답답하고 노선 옆 건물에 일조권이나 조망권 침해도 커진다. 노선 자체만 놓고 본다면 모노레일이 좋다. 노면 너비가 차량 폭의 절반 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노레일은 기관사가 필요하다. 무인 운영시스템을 추구하는 3호선 특성과 배치된다. 시스템 선정이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전철은 차량 크기도 작다. 반송선의 차량 크기는 길이 9.64m, 폭 2.4m로 기존 전철 차량(길이 20m, 폭 3.12m)의 절반 정도다. 객차 한 량에 탈 수 있는 승객 수도 적은데 운행시 차량수마저 기존 지하철의 절반에 못미치는 2~6대에 불과하다. 출퇴근 시간, 밀려드는 승객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지하철건설본부 박종호 계획계장은 "기존 지하철은 최소 운행간격이 5분인데 비해 경전철은 1분까지 줄일 수 있다."며 "기다리는 시간없이 바로 다음 전철을 탈 수 있기 때문에 운행효율이 높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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