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남아서 음식백화점 도전"…김명식 '이학' 사장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음식점 하나라도 차려 성공하기가 그리 녹록치 않다. 하지만 음식점 세 곳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세 군데가 하나같이 잘 나가는 음식점들이다. 다른 음식점 주인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이들에겐 어떤 노하우가 숨어있을까.

김명식(42) 이학 사장은 어렸을 때부터 호텔 경영이 꿈이었다. 이를 위해 일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다. 김 사장은 서울에서 5년 동안 일식을 배운 뒤 1997년 7월 드디어 첫 번째 음식점인 일식집 '이학'을 개업했다.

"당시만 해도 일식 전문점이 드물었죠. 음식점 자체도 좀 고급스럽게 꾸미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죠." 그런 김 사장의 생각은 적중해 초반 4개월가량은 장사가 잘 됐다. 하지만 IMF가 터졌다. 매출이 떨어진 건 불을 보듯 뻔한 일. 다른 음식점들은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리는 등 난리를 쳤다. 그래도 김 사장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뚝심을 보였다. "IMF 후에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어요. 그래서 가격을 안 내리기로 했죠. 또한 오히려 반찬을 더 많이 내놓았죠." 그의 뚝심으로 한 달 정도 주춤하던 음식점도 이내 회복세를 보였고 이후 꾸준한 매출 상승을 보였다.

일식집이 성공하자 여유가 생긴 김 사장은 2000년에 그릴 바비큐 체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엄청난 손실을 본 김 사장은 평소 자주 찾던 복현동 손님들에게서 복현동 인근에 마땅한 일식집이 없다며 한 번 차려보라는 권유를 수차례 받았다.

2003년 8월 김 사장은 두 번째 일식점 '하루'를 복현동에 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으로 고전이었다. "복현동 인근에는 고객층이 두텁지 않았어요. 10개월 정도 계속 적자를 봤죠." 하지만 김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실패하면 계속 그럴 거라는 판단에서 이를 꽉 물기 시작했다. 인근 경북대를 비롯한 대학생들을 타겟으로 잡고 아는 사람을 통한 입소문 전략을 꾸준히 폈다. 덕분에 오픈한 지 11개월 후부터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지금은 우리 음식점을 모르는 대학생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찾은 김 사장은 음식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위해 올 8월엔 세 번째 음식점인 한식집 '안인'을 열기도 했다.

"음식점 한 곳을 운영하든, 여러 곳을 운영하든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문제는 음식점에 본인이 없어도 있는 것처럼 하면 되는 거죠." 김 사장은 한 눈으로 모두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100여 곳의 음식점 경영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제 어릴 때 꿈이었던 호텔 경영은 포기했다는 김 사장. 하지만 동남아 쪽에 '음식백화점 개업'이라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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