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거리는 군더기기가 없고 깔끔하죠. 우리 가로 시설물은 불필요한 것이 많고 미관도 아름답지 못합니다. '아름다운 도시환경 창조'는 조명하나, 가로시설물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조경 시설물전문업체 (주)대성아이디(DAESUNG ID)는 벤치하나를 만들더라도 '남다름'을 추구한다. 안에는 꽃이 들어 있고 그 꽃이 빛까지 내는 유리벤치, 상하좌우 원하는 몇개의 방향을 비출수 있는 라이트 볼라드(Light Bollard), 가로등이면서 안내기능이 있고, 스피커가 내장된 공원 가로등을 만든다.
대성아이디가 15년만에 경관조명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한 것은 고집스럽게 '차별화'를 추구하는 경영모토에 힘입은 바 크다.
◇기술력과 '특수'컨셉트의 접목
펜스(fence)같은 주물제작 시설물, 경관조명, 특수바닥재 3개 분야가 대성아이디의 주력 제품.
상당수 조경시설물 업체들이 기성제품을 수입하거나 국내 기성제품을 그대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성아이디는 우리 정서에 맞는 디자인과 색채를 개발해 시공한다. 특히 쉽게 재생가능한 유리제품이나 도자블록 등 친환경, 리사이클링 소재를 개발, 성장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대성아이디의 제품은 펜스에 조명을 접목하고, 경관조명도 디자인과 외양은 물론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한 갖가지 기능을 추가해 실용적이면서도 아이디어가 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성아이디는 식물 개화가 늦어지거나 꽃을 피우지 않는 것까지 고려하는 기능성 특수조명을 시공하고, 원하는 형태와 색깔을 자유자재로 연출할 수 있는 라이트 블록(Light Block)을 탄생시켰다. 또 식물에 영향을 주지않으면서 유도배광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경계석을 따라 길을 비추는 라이트 라인(Light Line)도 시공한다.
최근에는 색다른 바닥포장재도 개발했다. 점토블록이나 화강석인 기존 바닥재를 대신할 수 있는 도자블록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다. 화산재를 이용한 신개념 바닥재로 색채와 모양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 벽체마감재, 펜스, 옹벽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인천 송도 신도시에 깔릴 예정이다.
◇시련도 있었다.
1992년 설립된 대성아이디가 탄탄대로를 달린 것만은 아니다.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가려던 순간 IMF가 닥쳤다. 건축 시공이 줄면서 다른 회사들처럼 회사 존망의 위기를 맞은 것.
"한번의 위기에 회사 문을 닫을 기업이었다면 사업을 시작도 안했다."는 노주호(45) 대표와 직원들은 똘똘 뭉쳐 아이디어를 내고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고생끝에 탄생한 작품이 '빅토리아 펜스'. AL합금 주물로 만든 이 펜스는 기존 점토나 콘크리트 블록과 달리 제품이 견고하면서도 다양하게 디자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유럽 궁중풍의 세련미가 나는 디자인에다 시공이 간편해 주변의 시설물과도 잘 어울렸다.
제품의 우수성을 알아 본 주택공사와 거래를 트면서 대성아이디는 위기를 벗어나게 됐다. 주택공사는 자사시공의 많은 아파트 발코니에 이 제품을 채택했고 지금도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조경쪽 전문가가 아니여서 남들보다 몇배 더 고민하고 연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경관조명 분야와 특수바닥재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노 대표는 자립기반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선진국에 역수출도
대성아이디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갓 넘겼다. 그러나 대성아이디의 잠재력은 해외나 다른 지역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60년 역사에다 매출 4조5천억원 규모의 일본 조명회사 고이즈미사가 대형 업체를 제치고 대성아이디와 협력파트너 관계구축 제의를 해 온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 대구·경북보다는 서울, 경기, 경남, 전남 등 외지에서 많은 조경시설물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
노영호 상무는 "처음에는 의아했어요. 우리의 연구개발 의지와 직원들의 열정을 보고 고이즈미사가 협력파트너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성아이디는 고이즈미사로부터 정보와 기술을 지원받고 있지만 이를 업그레이드 시킨 제품이나 디자인을 개발해 일본에 역수출할 계획으로 성사단계에 왔다.
대성아이디는 서울의 한 대학과 경관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고 매출의 상당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노 대표는 "각 지자체마다 야간경관계획이 수립되고 있는데 수익도 수익이지만 국내에 맞는 디자인과 색채를 개발해 한국형 경관조명의 토대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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