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수영 문학상'에 강기원씨

계간 '세계의 문학'(민음사)이 주관하는 제25회'김수영 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강기원(49) 씨가 4일 선정됐다. 수상 시집은 '바다로 가득 찬 책'.

'세계의 문학'은 지난해까지 매년 한 해 동안 출간된 시집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지만 올해부터 등단 10년 이내 기성 시인은 물론 등단하지 않은 예비 시인으로까지 문호를 넓힌다는 취지로 공모제로 심사 방식을 전환했다.

올해 수상자 강 씨는 1997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당선돼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 '고양이 힘줄로 만든 하프'(2005)를 냈다. 민음사 측은 "최근 시의 경향이 일반 독자가 잘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강씨는 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뚜렷이 나타냈으며 여성성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시도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강 씨의 시는 "요람이며 무덤/영혼의 불구를 치유하는 성소/꺼지지 않는 지옥 불이었으므로/만물을 삼키고 뱉어 내는 소용돌이의 블랙홀/곡신(谷神), 위대한 암컷이여"('위대한 암컷' 일부)처럼 대담하고 도발적인 언어로, 한 개체로서의 여자라기보다 '생명들의 요람'으로서 시적 화자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감을 밝힌 강씨는 "많은 이들이 글쓰기를 천형의 고통이라 하지만 내면에 구멍을 뚫고 내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평범한 무명시인이 상을 받아 기쁘다."라고 했다. 시상식은 18일 오후 5시 신사동 강남출판문화센터 5층 민음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상금은 1천만 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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