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회 '강추' 겨울 출사 여행지

디카가 전하는 겨울 이야기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

디지털카메라(디카) 동호인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진을 촬영하기 좋은 곳은 디카 동호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동호인들에게 사진은 먹잇감을 노리는 사냥과 같다. 그들은 출사(出射)라고 부른다. 겨울에는 어떤 곳이 출사지로 적당할까. 대구의 디카동호회인 '발줌'의 도움으로 겨울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출사여행지를 소개한다.

▲포항 까꾸리계=포항 호미곶 부근 마을에 있는 이곳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돋이와 해넘이의 절경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새벽에 일출을 촬영하고 동해 여행을 한 뒤 저녁에 일몰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동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까꾸리계는 행정구역상으로는 포항시 남구 대보면 구만리다. 청어가 감당할 수 없을 만치 파도에 밀려와 갈고리로 끌어 담을 정도로 흔하고도 쉽게 잡을 수 있던 곳이라서 그 지명이 '까꾸리(갈고리)계'라고 한다. 우리나라 지형에서 동해안으로 툭 튀어나와 호랑이꼬리라고 불리는 장기반도의 가장 위쪽 꼭짓점이 까꾸리계다.

▲경주 대왕암=대왕암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장관이다. 붉은 태양 아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장면은 직접 보지 않고는 상상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에 따라 디카동호인들의 겨울 출사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대왕암에서 최고 장면은 역시 일출. 이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일출을 찍기 위한 포인트는 따로 없다. 일출을 놓쳤다면 물안개가 자욱한 광경이나 대왕암에 갈매기가 앉은 광경을 함께 촬영하면 좋다.

▲포항 보경사=내연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보경사의 고즈녘한 겨울풍경은 가을의 붐비는 모습과는 대조를 보인다. 풍경사진을 즐기는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동해안 7번 국도=동해안의 겨울 어촌은 황량하고 쓸쓸하지만 운치가 있다. 추운 날 바다를 향해 출어를 나가는 어부들의 애환은 추운 날 출사를 떠나는 사람들과도 닮았다. 어부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포착할 수 있다.

▲문경 폐광=눈쌓인 폐광은 강원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옛 문경탄광촌을 찾으면 눈 쌓인 폐광과 녹슨 장비 위에 쌓인 흰 눈을 촬영할 수 있다. 대체연료의 등장으로 소중한 옛 것이 사라져가는 현실을 기록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에 관심있다면 추천 1순위. 탄광을 촬영한 뒤 풍광이 빼어난 문경새재도 둘러보면 좋다.

▲설악산=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한 눈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대구에서는 꿈도 못 꾸는 눈꽃을 만낄할 수 있다. 등산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이용해 권금성 정상에서 운해와 설경을 촬영하는 것은 출사의 지름길. 또 비룡폭포의 빙벽은 그 자체로 뛰어난 모델이다.

발줌 회원인 김병묵(42) 씨는 "겨울 출사의 매력은 동해의 웅장한 일출과 눈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일출 장면을 잘 찍기 위해서는 일출 시간을 숙지하고 해뜨는 방향을 미리 알고 기다려야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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