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년 뒤 여름, 북극해 얼음이 사라진다?

기상이변은 비단 우리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전세계가 들쭉날쭉 예측불능인 날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기상이변의 가장 큰 원인은 적도 주변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약화돼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에 이상이 생기는 엘리뇨 현상. 유엔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올 초 보고서를 통해 금세기말 지구의 평균 기온은 최대 6.4℃ 올라 50년 뒤에는 여름철 북극해의 얼음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 놓았다.

▷일본 = 일본 도쿄는 지난 겨울 130년 기상관측 사상 처음으로 눈이 오지 않는 겨울을 보냈다. 2월인데도 4월 초순과 같은 따뜻한 날씨가 계속될 정도로 기온이 급상승한 것. 도쿄는 원래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은 아니지만 평년의 경우 2차례 정도 눈 구경을 할 수 있는 도시였다. 기상관측 기록이 남아있는 지난 1860년 부터 지금까지 눈 소식이 가장 늦었던 때는 1960년 2월 10일이었지만 올해는 날이 갈 수록 눈 소식은 멀어져만 갈 뿐이었다.

도쿄 역시 유난히 따뜻한 겨울로 각종 기록들을 생산해 냈다. 도쿄의 올 겨울 첫 얼음 관측은 지난 1월 1일로 1950년 이후 3번째로 늦은 것. 그나마 1월 1일 이후에는 기온이 높아지면서 얼음 구경을 할 수도 없었다. 또 도쿄 도심의 1월 평균 기온은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8℃ 높은 7.6℃로 기상관측 사상 3번째로 높았다.

▷중국 = 중국 언론들은 올 겨울이 '167년 만의 가장 따뜻한 겨울'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베이징의 낮 기온이 지난 2월 5일 16℃까지 치솟으며 1840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을 세운 것. 상하이는 2월의 기온이 20℃를 훌쩍 넘어섰고, 광저우와 선전 등 남부 지방은 기온이 25℃까지 치솟으며 초여름 날씨를 보였을 정도다.

이런 따뜻한 겨울은 중국 서민들의 겨우살이 걱정을 덜어주긴 했지만 앞으로 닥칠 봄철 대황사가 우려스럽다. 건조해질 때로 건조해진 땅과 대기가 유난히 심한 황사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 국사와 세계사 수업시간에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러시아가 남하하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부동항(不凍港: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겨울철 항구가 얼어버려 어려움을 겪어왔던 러시아가 올해는 기상이변으로 강과 바다가 얼지 않는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특히 러시아 서북부에서 발트해로 나가는 출구인 핀란드 만은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어 선박의 출입이 불가능했던 곳. 하지만 올해는 배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을 정도였다. 매년 봄에 일어나던 상트페테르부르크 네바강의 범람이 올해는 1월에 일어나기도 했었다.

이런 따뜻한 날씨 때문에 극동의 사할린섬 연안에서는 겨울 낚시를 즐기다 깨진 얼음을 타고 표류하는 사고를 겪은 낚시꾼들이 400여명에 이를 정도다.

▷미국 = 미국 뉴욕은 올해 '눈 없는 겨울'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2월 10일이 되서야 처음으로 눈이 내린 것. 하지만 눈도 보통 눈이 아니었다. 129년 만에 가장 늦은 첫눈이 내렸지만 7일째 폭설이 이어지며 적설량이 110인치(279.40㎝)에 이르렀던 것.

미국에서는 따뜻한 날씨와 예상치 못한 강추위가 제멋대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난해 연간 평균기온은 12.8℃로 98년만에 사상 최고를 경신했는가 하면, 따뜻한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아열대 과일인 오렌지에 고드름이 맺히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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