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방독면 쓰고 운동하던 아저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온통 먼지가 뿌옇게 뒤덮인 몇 년 전 봄날의 일이다. 신문과 방송은 '올봄 최악의 황사'라고 강조를 해댔고, 기상예보처럼 공기조차 누렇게 보일 정도로 그날의 황사는 심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출을 삼가고 창문을 꼭꼭 닫고 있어,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날 퇴근길이었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차로 달리고 있을 때였다. 도로 옆 인도에 한 아저씨가 짧은 소매, 반바지를 입은 채 열심히 뛰고 있었다. '이렇게 황사가 심한 날, 운동이라니?'. 의아해서 차의 속도를 늦추고 그 아저씨를 유심히 살펴봤다. 가까이서 보니 그 아저씨는 방독면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황사가 심한 날 방독면을 쓰고 달리기를 하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은 아주 우스꽝스러웠다. 커다란 방독면은 아저씨가 뛸 때마다 흔들거렸다. 한참을 웃고 나니 뒤끝에 씁쓸함이 남았다. 이제 방독면을 쓰고 운동해야 하는 현실이라니, 멀지 않은 어느 날엔 이런 풍경이 일상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올봄에도 황사가 유난히 심할 거라고 한다. 황사 소식이 들릴 때마다 그 아저씨의 방독면이 생각난다. 그 아저씨는 올봄에도 성능 좋은 방독면을 마련하지 않을까. 다만 앞으로 그 아저씨에게 방독면이 필요 없게 되길 바란다. 황사라는 환경 문제가 말끔히 사라져서 말이다.

최준용(대구 수성구 범물동)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하여 군 당국이 유엔군사령부의 신속한 현장조사 요청을 거절했다고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2026에서는 (주)덕산제이엠로보틱스의 최첨단 로봇들이 탈과 한복을 착용하고 공연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추석 연휴인 26일 부산역에서 무궁화호 기관차 바퀴가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승객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국철도공사는 사...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 사실을 공개하며 한국 정부와 외교적 갈등이 불거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공식 합..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