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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주 40시간'…볼멘 근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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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근무 그대로…수당 안줘도 노동부 신고 말이 쉽지…"

대구 북구의 한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일하는 김모(33) 씨는 두 달 앞서 도입된 주 5일 근무제가 별로 달갑지 않다.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하려면 토요일도 거의 매주 출근해야 하지만 초과근로수당을 전혀 받지 못하기 때문. 회사에서 정한 무급 휴일에 '자발적'으로 나오는 모양새여서 수당을 달라는 소리도 못하고 있다. 김 씨는 "주 5일제 도입으로 연차가 줄고 월차는 없어졌지만 토요일에 근무하는 건 변한 것이 없다."며 "노조가 없는데다 토요일 근무 수당 몇만 원을 받기 위해 노동부에 신고를 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7월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되지만 중소기업에 일하는 근로자 상당수가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여 속 앓이를 하고 있다. 사무직의 경우 무급 휴일인 토요일에 근무하더라도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일부 제조업체는 연장근로수당을 휴가로 보상하는 편법까지 동원, 임금이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

대구노동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주40시간 근무제가 새롭게 적용되는 사업장은 대구 504곳, 경북 1천266곳 등 1천770 곳으로 이미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사업장 1천450개 업체보다 더 많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사무직 상당수가 휴무인 토요일에 근무해도 초과근로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행 노동법에는 미지급된 초과근로수당을 받으려면 당사자가 노동당국에 신고를 해야해 현실성이 없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주 40시간 근무제와 관련한 근로자들의 고소·고발이나 진정은 거의 없었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업체에 근로자의 임금 손실이나 미지급이 없도록 공문을 보내고 교육을 하고 있다."면서도 "전체 사업장을 관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오는 7월에 앞서 이미 주5일제를 시행한 50인 이상 제조업에 있는 생산직 근로자들도 임금 손실을 입는 사례가 적지않다. 정부는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제조업체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3년간 한시적으로 연장근로를 1주일에 16시간까지 허용했다. 종전 주 44시간 근무제에서는 주당 12시간까지만 가능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선택적 보상 휴가제'라는 이름으로 4시간 분의 근로수당을 유급휴가로 대신하는 편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대구 성서공단의 한 자동차부품 업체의 경우 이달 들어 야간·휴일 근무로 생긴 24시간 분의 잔업수당을 아직 지급하지 않고 있다. 연장근로 수당을 주는 대신, 3일 휴가로 대치시킬 계획이기 때문. 결국 업체가 도입한 편법으로 근로자들은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3일치의 임금 대신, 원하지도 않는 휴가를 얻게 된 셈이다. 이 같은 편법은 계절을 많이 타는 업종에 널리 퍼져있지만 노사협의회에서 서면합의가 된 탓에 법적인 제재를 호소하기도 어렵다는 것. 성서공단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근로자 임금 손실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임금 손실을 부르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그러나 임금 손실이 있더라도 사업주를 처벌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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