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컵축구)골 안터져 속 터지던 '답답 첫승'

사우디 덕에 예선탈락 모면…8강전 강호 이란 '산 넘어 산'

행운이 깃든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대회에서 다음 경기를 할 기회를 가졌다. 한국은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축구대회 D조 최종전에서 김정우의 결승골로 홈팀 인도네시아를 1대0으로 눌렀다. 한국은 동시에 열린 경기에서 사우디 아라비아가 바레인을 4대0으로 대파해주는 바람에 1승1무1패로 1승2패의 바레인을 물리치고 D조 2위가 돼 가까스로 8강에 합류했다. 한국은 2,3골 차로 이길 수 있었고 이겨야만 했던 경기에서 1골 차 승리에 그쳤지만 사우디에게 신세를 지며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한국은 이날 말레이시아를 2대0으로 누르고 C조 1위가 된 이란(2승1무)과 22일 오후7시20분 쿠알라룸푸르의 경기장에서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난적 이란과는 1996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부터 4회 연속 8강에서 맞붙게 됐다. 1996년 대회에선 박종환 사단이 2대6으로 참패했고, 2000년 레바논 대회에선 이동국의 골든골로 2대1로 승리했다. 2004년 중국 대회에선 3대4로 분패했다. 한국은 아시안컵 대회에서 이란과 5차례 만나 2승3패를 기록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중국을 3대0으로 누르고 C조 2위를 차지, 이번 대회 8강은 한국-이란, 이라크-베트남, 일본-호주, 사우디-우즈베키스탄의 대결로 압축됐다.

불안한 승리였다. 9만여명의 홈 관중들이 경기장을 뒤흔드는 함성으로 시작된 경기는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거친 반칙과 한국의 강도 높은 공격이 맞부닥쳤다. 이천수, 최성국의 측면 공격이 두드러진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몰아부쳤으나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 34분 이천수가 왼측면에서 중앙으로 전환하며 상대 수비수 3명을 제치고 볼을 옆으로 내주자 김정우가 통렬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천수는 이날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쳐 두드러졌다. 여유를 찾은 한국은 공격 리듬을 조절하며 추가 골을 노렸으나 많은 세트 피스 기회에서 득점하지 못하는 등 인상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후반 들어 한국의 공격이 더 정돈되며 불을 뿜었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의 패스 정확성, 슛 감각에 허점을 드러내며 더 이상 골을 뽑지 못했다. 후반 9분 조재진이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고 24분에는 김정우의 슛이 골키퍼 손에 걸렸다. 30분에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은 이천수가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으나 슛은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인도네시아는 밤방 파뭉카스와 엘리에 아이보이를 중심으로 빠른 역습으로 나왔으나 체력이 떨어지며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했다. 한국의 중앙 수비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해 강민수는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골키퍼에게 백 패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핌 베어벡 한국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빈약한 골 결정력을 지적한 데 대해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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