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누나 선물에 가슴 벌렁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가장 신나는 날이 추석이었다. 서산에 해가 지고 어둑어둑 어둠이 밀려오면서 열 나흘 둥근 달이 떠오르면 동네 뒷산에서 소먹이는 아이들은 바쁘게 소몰이를 하여 집에 갈 채비를 한다. 도시에 돈벌러간 누나가 어떤 선물을 사왔을까?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렘이 밀려온다. 운동화를 사왔을까? 축구공을 사왔을까? 아니면 멋진 옷을 사왔을까? 발걸음이 빨라진다.

동네 어귀를 돌아 집에 들어서면 온 집안에 활기가 넘쳐난다. 반달처럼 만든 송편을 솔잎 얹은 시루에 찌고 부침개도 부치고 마당 한곳에서는 모깃불이 불타고 오랜만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 이야기가 꽃을 피운다.

추석날 아침은 세상에서 가장 풍성한 아침을 먹는다. 아침나절에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고 엊저녁에 어머니와 누나들이 만든 온갖 음식과 산 속에 추석 때 쓰려고 아껴둔 수박이랑, 대문 옆 감나무에서 딴 홍시, 사과, 배 등 평소에 먹어보지 못했던 문어, 오징어, 가오리 어느 것 하나 입안에 군침이 하나 가득 고이지 않는 것이 없다. 그래서 예부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하였는가 보다.

부산한 하루해가 가고 열 닷새 둥그런 보름달이 떠오르면 여름에 땀 흘렸던 기억도 가을걷이 시름도 오늘만큼은 세상 모든 시름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하는 마음이 그렇게 푸근할 수가 없다.

고향이 생각 날 때마다 어머니 얼굴이 보인다. 어머니 사랑을 받기만 하였지 아직 온전히 돌려드리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추석 보름달 아래서 온 가족이 포만감에 젖어 달을 보던 그때가 그립다.

허이주(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반발을 해명하며, 고령이나 건강 문제로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민의 땅을 강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데이터 전송량 증가로 국내 광통신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으며, DCI 수요 증가로 인해 광부품의 수주 물량이...
경기 파주시는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23일, 24일, 26일 생활쓰레기 배출을 금지하며, 인천시는 24일부터 27일까지 특별 관리 체...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