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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미망인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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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죽을 때까지 한 남편만 섬겨야 한다(從一而終)'는 유가적 윤리는 남편을 하늘로, 아내는 그 하늘에 종속된 존재로 규정한 데서 비롯됐다. 남편은 七去之惡(칠거지악)을 傳家(전가)의 寶刀(보도)처럼 들이밀며 아내를 헌신짝 내던지듯 버릴 수 있었다. 아내를 버렸거나 사별한 남편은 자손만대를 위해 재혼하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았거나 남편이 먼저 죽은 아내는 평생을 수절하면서 멸시와 업신여김을 견뎌야 했다.

내쳐진 아내에 대해 사람들은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여겼다. 남편이 일찍 죽은 여자들은 그녀들이 남편과 相剋(상극)이거나 남편의 運(운)을 방해하여 남편을 죽음으로 몰아가게 만든 것으로 생각됐다. 때문에 옛 중국에서는 과부에게 '상서롭지 못한 사람(不祥之人)'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주었다. 그녀들은 죄인인 양 집안 경조사에도 마음대로 참석할 수 없었다.

未亡人(미망인)이란 호칭부터가 섬뜩하기 이를 데 없다. 남편이 죽은 후 뒤따라 자결하는 아내들에게 정려문을 세워주고 칭송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은 과부들에게 붙여진 이 호칭엔 '(남편을 따라)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란 의미가 담겨져 있다.

오죽했으면 소설 '아큐정전' 등을 통해 중국의 고름투성이 상처와 치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魯迅(노신)이 이런 현실에 대해 '사람 잡아먹는 禮敎(예교)'라고 비분강개했을까. 유가적 가치관을 금과옥조처럼 맹신했던 이땅에서도 이혼여성과 미망인들은 차가운 시선 속에 평생을 한을 안은 채 살아가야 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월드 퍼블릭 오피니언(WPO)이 지난 23일 '세계 미망인의 날'을 맞아 세계 17개국 1만7천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이 이혼녀와 미망인에 대한 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로 나타났다. '미망인에 대한 차별 존재' 응답이 다른 나라에선 50~70%선이었으나 한국은 81%나 됐다. 미망인에 대한 차별이 극심하기로 악명 높은 인도조차 35~42%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혼여성에 대한 차별 역시 한국이 82%로 선두다. 남녀 차별이 심하기로 유명한 중동의 이집트(80%), 터키(72%), 이란(51%)보다도 앞서 있다. 뿌리 깊은 편견이 그간 많이 퇴색됐다고 여긴 것은 착각인가.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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