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들이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 4명에게 사랑의 계좌후원을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달구벌버스(대표 신기복· 서구 이현동 소재)의 '사회복지사업회'다.
달구벌버스는 직원 130명중 100여명이 찬성해 매달 월급의 만원 이하 금액을 모아 어려운 처지의 아동들에게 9월부터 계좌후원을 시작했다. 후원대상은 동사무소와 복지센터에서 추천받은 차상위계층 자녀들이다. 달구벌버스의 사회복지사업회 담당 김재민(42)씨는 "적은 액수라 부끄럽습니다. 적지만 매달 4명의 저소득층 자녀에게 5만원씩 계좌로 보냅니다. 미흡한 점도 있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돕기 위해 고민 중입니다."
이들의 이웃사랑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한 장애아동복지시설과 자매결연을 한 지 3개월째다. 분기별로 방문해 30만원씩을 전달해왔다. 앞으로는 청소,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 일손이 필요한 곳까지 구석구석 돌보고 후원을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달구벌버스의 이 같은 노력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지난 2005년 8월 회사(구 국일여객)가 부도난 후 임금체불에 이어 버스운행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노조는 생존을 위해 시위를 했고 결국 대구시가 중재에 나섰다. 노조는 체불임금과 퇴직금 32억원을 제외한 부채 40억원 중 24억원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시내버스 50여대와 운송사업권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2006년 2월 '노동자자주관리기업'으로 달구벌버스가 출범했다.
당시 조합원들은 불편함을 감수해 준 시민들에게 경영 정상화 후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후 버스에서 어린이날 사탕나눠주기, 비오는 날 제공하는 양심우산, 셀프커피 비치 등 친절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그 결과 2006~2007년도 대구시 서비스 평가 종합1, 2위를 차지했다. 아직도 부채 부담으로 임금 일부와 상여금 중 50%를 회사 경영자금으로 쓰다보니 사원들의 형편은 늘 팍팍하다. 그러나 시민들과의 약속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조합원들이 대다수였다. 조합원들은 버스운행 중 커피와 종이컵을 보충해주시던 아주머니, 과일 한아름과 함께 양심우산을 돌려주며 미소 짓던 시민. 감사와 격려의 편지를 받을 때면 더욱 힘이 솟는다고 했다. 조합원들은 "초심을 지키며 시민과 함께 달리는 성실한 대중교통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영화 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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