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이라고 자리만 지키지는 않습니다."
국정감사 첫날인 6일 국회의원들의 국감장 출석률은 100%였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감중인 김일윤 이한정 의원 등을 제외한 각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물론, 평소 공식회의에 잘 참석하지 않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국감장에 출석한 것이다.
17대 국회에서의 국감에서는 전·현직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중진의원들의 모습을 국감장에서 보는 일은 드물었다. 설령 이들이 국감장에 나타나더라도 잠깐 위원장실에 머물렀다가 가거나 잠시 자리를 지키고 있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번 18대 국회 첫 국감은 달랐다. 박 전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소속 상임위에 참석, 직접 질의에 나서는 등 과거와 달라진 것이다.
특히 보건복지위로 상임위를 옮긴 박 전 대표는 같은 당 소속인 전재희 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일문일답식 질의를 주고받았다. 박 전 대표는 중국산 멜라민분유파동과 관련,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에 중국과 '식품안전 협력약정'을 맺었고, 작년에 개정했지만, 그 내용을 보면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우리가 제시하는 위해(危害) 기준을 중국 정부가 검사해서 수출한다면, 외교적 마찰도 최대한 줄이면서 앞으로 제2, 제3의 멜라민 사태를 막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상원'상임위로 불리는 외교통상통일위에서도 중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나라당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 등 여당중진들이 김하중 통일부장관을 곤혹스럽게 만든 것이다. 이 전 부의장은 탈북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하나원 운영은 통일부가 하는 것보단 노동부나 행정안전부가 맡아 하고, 통일부는 보고만 받고 현황 파악만 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고 지적한 뒤 "납북자와 국군 포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아예 김 장관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그는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란 용어를 사용하며 민족주의를 강조하는데, (통일부는)같은 동포가 고생하는 것에 대해선 얘기하지 말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라며 반박하고 나서자 말을 자르면서 "언제 장관더러 민감하게 반응하라고 했느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관으로서 최소한의 답변을 할 책임이 있다"고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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