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년 후, 에너지 효율따라 기업생존 갈린다

[세계는 저탄소 녹색성장 경쟁중] ④저탄소가 기업 경쟁력 좌우

▲ 포스코는 국내 기업 가운데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인데도 친환경 경영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졌다. 포스코 제공
▲ 포스코는 국내 기업 가운데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인데도 친환경 경영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졌다. 포스코 제공

지역 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아직 온실가스 저감과 친환경 경영에 소극적이다.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이 되면 제일 먼저 기업들의 부담이 늘게 된다. 보일러 용량을 늘리려고 해도 규제가 따른다.

대성청정에너지연구소 박문희 소장은 "기후변화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다. 지역차원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등 글로벌 어젠다와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해 기업을 중심으로 환경경쟁력을 높이고 신산업 창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환경 급변한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발리로드맵'에 따르면 국가별 감축목표와 방법이 정해지면 기업들도 공장에 온실가스 저감장치를 달거나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돈 주고 사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렇게 되면 어느 기업이 더 많은 탄소발생 저감기술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생산효율이 달라지게 된다. 경영효율 측면뿐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에너지효율을 높여야만 하는 상황이 닥치는 것. 기업들은 그만큼 저탄소 기술개발이 절실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정부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의무 대상국이 아닌 만큼 산업계의 자발적 감축노력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와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설립된다. 조만간 한국탄소금융주식회사(KCF)가 설립돼 탄소배출권 거래와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다. KCF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탄소펀드 연계사업으로 국내 사모 탄소펀드 운용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후성과 휴켐스, KT&G 등과 설립할 계획이다.

이영호 에너지환경연구소장은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이 되면 기업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지역 기업들이 지금부터라도 환경경영, 온실가스 감축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가는 기업들

국내 기업 가운데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인데도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기업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해 상용화에 성공한 친환경 혁신기술인'파이넥스'가 대표적 성과다. 포스코는 리사이클링에도 관심을 기울여 현재까지 140여종의 친환경 제품을 개발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도 적극적이다. 제철공정 중 발생하는 가스를 전량 회수해 발전용 연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력 소요량의 70% 이상을 자가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설비를 광양제철소 냉영강판 공장 지붕에 설치해 상업용 발전도 시작했다. 광양에는 공장용수를 활용한 소수력발전 설비를 가동하고 있고 지난 8월에는 세계 최초로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준공하는 등 친환경에너지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포스코건설도 친환경 경영시스템과 전사적 실천조직을 바탕으로 녹색경영활동에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환경'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설정, '포스코건설 환경경영 전산시스템(POEMS)'을 개발하면서 친환경 건설에 대한 경험과 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POEMS는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해당 공사의 공종 및 장비만 입력하면 작업 사이클에 따라 환경관리계획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확인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해 환경관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

포스코건설은 이와 함께 미래주택 연구를 통해 친환경 주택평면을 개발하고 건설사업 영역 가운데 풍력, 태양광, 조력 등 지구환경보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해 시행하는 등 환경관련 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제조업이 아니면서도 친환경 경영에 눈뜬 기업도 있다. 대구은행은 환경경경영의 글로벌 모범기준이라 할 수 있는 유엔 글로벌 컴팩(UN GLOBAL COMPACT)과 유엔환경계획 금융부문 이니셔티브(UNEP FI) 등에 가입했다. 대구은행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까지 주문하고 있다. 저층부에는 아예 승강기가 서지 않도록 했다. 창쪽에 있는 책상은 낮에 불을 끄고 지난 겨울엔 창문에 문풍지를 발랐다. 자동차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행선지까지 가는 길을 정확히 확인하고 출발하도록 했다. .

대구은행은 난방을 통한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매연이 많이 나가는 기름보일러를 올해 가스보일러로 바꿨으며 이로 인해 배출가스도 80%이상 줄였다. 고효율 전등 비율을 늘려 밝기를 좋게하는 것은 물론, 전력도 아끼고 있다. 등 1개를 고효율 전구로 바꾸면 12W가 절약돼 연간 전기료가 600만원 정도 절감된다는 것.

대구은행 관계자는 "몇 년안에 이같은 온실가스 감축 같은 환경규제가 우리나라에도 찾아올 것이며 지역 선도기업으로서 이같은 변화에 미리부터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절감과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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