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병원, 진료비 과다징수 환불액 5위

비싼 병실 유도 등도 환자 부담 늘려

경북대병원이 진료비 과다징수, 상급병실 이용 유도 등으로 환자들에게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열린 경북대병원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경북대병원이 건강보험급여 대상인 질병 진료비를 보험처리하지 않고 환자에게 전액 징수했다가 민원이 제기돼 돌려준 금액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며 "이는 병원 실수가 아니라 병원이 아예 작정하고 부당징수를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요양기관별 과다본인부담금 환불 현황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의 경우 지난 2006년 총 59건, 8천749만원을 환불해 전국 종합전문병원 중 가톨릭대성모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진료비를 과다징수했다 환불해준 금액이 162건, 2억6천399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특히 2006년 과다본인부담금 환불 민원 218건 중 병원 진료비 징수가 정당했던 것으로 나타난 것은 46건으로 20%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는 환불 민원이 312건으로 더 늘었지만 제대로 된 징수는 23건(7.4%)으로 오히려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과다징수 유형의 절반 정도가 건강보험급여대상 진료비를 임의로 비급여 처리한 것으로, 조금만 애매하면 일단 환자에게 치료비를 전부 청구했기 때문"이라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경북대병원이 몇몇 인기 병동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실(6인실) 대신에 적용되지 않는 5인실을 다수 보유해 비싼 병실 입원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경북대병원 상급병실(1~5인실)에 입원했던 환자 상당수가 일반병실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상급병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환자들이 원치 않는 상급병실에 입원한 것은 경북대병원이 내과(순환기·호흡기·소화기), 흉부외과 등에서 6인실의 비율을 낮게 유지하는 대신 5인실을 다수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공서비스노조 경북대병원분회가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병원 상급병실 환자·보호자 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급병실 이용 환자의 70.64%가 '이용을 원했나'는 물음에 '아니다'고 답해 입원실 배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 중 64명은 일반병동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지만 실제 이동한 사람은 38명에 불과했다. 권 의원은 "경북대병원 6인실 보유 비율은 순환기내과 30%, 호흡기내과 12%, 소화기내과 40%, 흉부외과 3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5인실이었다"며 "5인실은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이기 때문에 6인실에 입원할 때보다 1만1천~2만원까지 입원료를 더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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