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재해란 인간이 제 편할 대로 건드려놓은 것에 대한 자연의 경고입니다."
박창근(47·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장)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화두는 '자연과 더불어'였다. 전국의 수해현장과 복구과정을 면밀히 검토한 박 교수는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지만 그걸 배가시키는 건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욕심"이라고 말했다. 경제 개발이 최우선 과제였던 과거에는 고속도로를 만들고 다리를 건설하는 것이 최대 현안이었지만 이제는 '무분별한 개발'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했다.
"과거에는 쌀을 한 톨이라도 더 생산하는 게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제방을 높이 쌓을 것이 아니라 물이 갈 수 있는 길을 넓혀주는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심지 하천의 경우 복개작업이 많이 진행됐는데 이때문에 물의 저항력을 키워 큰 비가 올 경우 시멘트가 뜯겨나가고 큰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박 교수는 "개발 위주 정책 대신 자연에 되돌려줄 때가 왔다"며 "인간만의 하천이 아니라 인간과 생물이 어우러질 수 있는 생태하천이 정답"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수해 복구는 여전히 콘크리트로 원상복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난 이후의 복구가 '재발방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만 아직까지 '원상복구'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일어날 재난은 지금까지의 기록을 모두 깰 가능성이 높아 대비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기상이변 현상을 분석해보면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초토화된 미국 뉴올리언스주와 비슷한 홍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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