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명의 여한의사로 구성된 대구여한의사회(회장 송정오)가 시민건강 지킴이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들은 10년 전부터 교회, 절, 경로당, 무의탁 노인 시설, 나눔의 집(위안부 할머니 모임), 한 부모 가정, 생활체육회 등을 찾아 진료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한의사들인 만큼 이들의 봉사활동은 진찰과 처방, 약재 무료제공이다. 노인과 어린이 대상 진료뿐만 아니라 10대 미혼모의 임신상담 등 사회적 문제까지 정기적으로 살핀다. 봉사활동이 오히려 환자들에게 부담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진찰과 처방을 모두 끝낸다. 약 처방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한약을 달여서 배달해준다. 무료 진료를 받은 사람들이 진료비를 부담해가며 병원을 방문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한의사회 해외의료봉사단은 해외봉사활동도 펼친다. 이들이 찾는 러시아의 작은 마을들은 우리나라 50, 60년대와 비슷한 생활양식을 가진 곳이다. 봉사단이 도착하면 가난한 사람은 물론이고 마을 이장까지 치료를 위해 줄을 선다.
가정에서는 엄마이자 아내, 밖에서는 한의사인 이들은 아무래도 남자들보다 바쁘다. 그럼에도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을 펼쳐온 것은 '한의학적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송정오 회장은 '엄마의 마음'으로 우리사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엄마가 아이의 건강을 지키듯, 여한의사들이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드리고 싶었습니다. 침은 물론이고 약재 처방이 꼭 필요함에도 경제적 이유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대구여한의사회는 가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이웃의 건강 지킴이' 활동도 펼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무료진료뿐만 아니라 이웃의 건강상담 역할을 자청한 것이다. 여자들끼리 나눌 수 있는 남편에 관한 이야기,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도 나눈다. 남편과 아이들 보살피느라 받는 이른바 '화병'에 대해 수다도 떨자는 것이다.
박현숙 부회장은 "한의원을 침 맞고 약 짓는 곳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대구여한의사회는 가족건강 상담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프지 않더라도 엄마들이 자주 들러서 가족들 건강상담을 하는 곳으로 생각하면 됩니다"고 말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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