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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단가 스스로 내렸지만… '주물업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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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주물제품 납품단가를 내리기로 결정한 것은 겉으로는 자율이지만 내면적으론 타율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대구경북주물조합 회원사인 고령 다산지방산업단지의 한 주물업체 사장은 12월 1일부터 주물제품 납품단가를 ㎏당 50원씩 내리기로 결정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업체 사장은 "주물을 납품받는 업체들이 최근 고철값이 절반으로 떨어졌으니 납품 단가를 내리지 않으면 결제를 해주지 않겠다고 하거나, 아예 납품단가의 30% 정도를 떼고 대금 결제를 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철값이 오를 때 납품 단가 올리는데 미적거리던 대기업들이 고철 가격 인하기엔 왜 빨리 안내리느냐고 재촉이 여간 심한게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은 지난주 다음달 1일부터 출고되는 제품 단가를 일제히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조합이 이처럼 납품단가를 인하한 것은 주물 재료 중 70%를 차지하는 고철값이 최근 크게 떨어졌기 때문.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주장해 왔던 '원자재가격 납품단가 연동제'를 스스로 실천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

올 상반기에 원자재값이 급등했을 때 자동차나 선박 관련 기업들이 납품단가를 올려 주지 않자 주물조합은 지난 3월부터 수차례 납품 중단 투쟁을 벌여 ㎏당 500원 가량 단가 인상을 받아냈다.

하지만 고철값이 올 초 ㎏당 420원에서 지난 6월 800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말 550원으로 내리자 가격 인하가 불가피했다. 그 이면에는 자동차 선박 관련 업체들의 단가 인하 압력이 컸다.

그러나 주물업계는 고철 외 다른 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아 원가 부담은 여전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선철은 오히려 40%나 올랐고, 실리콘, 망간, 구리, 모래 등 수입 부자재들 역시 급등한 환율 영향을 받으면서 값이 뛰었다. 인건비와 전기료도 마찬가지.

다산공단 한 주물업체 관계자는 "고철값 외에 다른 분야는 모두 올랐는데 대기업들이 이를 감안해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또다른 업체 임원은 "상당수 업체들이 고철값 하락분 반영을 요구하며 밀린 대금에서 상당 부분을 깎자고 하고 있다. 건설과 자동차 업종 등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일감도 올 상반기보다 30% 가량 줄었고,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여 감봉·감원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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