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격증 인기도 경기탄다…공인중개사↓·피부미용사↑

경기가 급락, 봉급생활자들의 '목숨'이 불안해지면서 자격증 취득 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자격증에도 경기상황이 반영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직격탄이 가장 빨리 미친 부동산시장을 반영하듯 공인중개사 인기가 뚝 떨어진 반면 주부 등 여성인력들이 노동시장 진입을 서두르면서 피부미용사 등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구본부 집계에 따르면 '너도나도' 뛰어들었던 공인중개사 인기가 최근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대구경북지역에서 6천973명이 원서를 접수, 그 전해에 비해 23%(1천600명)나 접수자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것. 더욱이 지난해 공인중개사 시험 원서를 낸 사람들 중 절반은 시험을 치지 않았다. 원서 접수 인원의 절반이 허수였던 셈이다.

공인중개사 시험에 원서를 낸 사람이 줄어든 것은 최근 부동산 거래가 뚝 끊긴데다 향후에도 부동산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대표적인 '장롱 자격증'으로 취급되는 것도 응시자 감소를 가져온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가 '부동산 호황의 끝물'이었던 2007년 말 공인중개사 시장을 조사한 결과, 중개업체를 직접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와 이들 업체에 소속된 공인중개사를 포함해 중개업에 종사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는 전국적으로 모두 6만9천601명이었다. 당시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자는 전국에 23만5천105명.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의 29.6%만 실제 영업에 종사, 자격취득자 3명 중 2명은 힘들게 딴 자격증을 장롱 속에 처박아두고 있었다.

반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자격증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피부미용사.

지난해 첫 시험을 치른 피부미용사 자격증 시험에는 대구경북지역에서 3천7명이 원서를 냈다. 응시율도 높아 원서접수자의 92%인 2천756명이 시험을 치렀다. 절반이 시험을 포기한 공인중개사보다 응시율이 2배 가까이 높은 것. 응시인원으로 따지면 전통이 오래돼 누구나 아는 공인중개사와도 800명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피부미용사가 인기를 끄는 것은 전국적으로 최소 1조7천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엄청난 피부미용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자격증 취득자들은 전문점 피부관리실의 관리사 등으로 일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하기에 좋은 직업인데다 선진국형 복지제도가 속속 도입되면서 사회복지사(1급 기준)도 매년 응시인원이 늘고 있다. 올해 대구경북지역 사회복지사 1급 응시 원서 접수자는 3천655명으로 지난해(3천257명)보다 13%나 늘었다.

한편 응시인원 기준으로 연간 대구경북지역에서 1천명이 넘어가는 자격증은 공인중개사·피부미용사·사회복지사(1급) 외에 물류관리사와 주택관리사보가 있으며 이들 자격증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구본부 안태수 차장은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피부미용사 등 여성인력이 도전하기 좋은 자격증에 최근 많은 응시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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