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역 주택경기도 전국 最惡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가 어제 발표한 '공동주택 실거래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1만6천873건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1만6천483건으로 17%나 줄어들었다.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경기 악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유독 대구경북지역이 남다른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은 지역경제 회복의 큰 걸림돌이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41만2천231건으로 전년 대비 3.2% 줄어드는 데 그쳤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10~17%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뿐만 아니다. 지난 12월 아파트 거래량은 898건으로 거래량 집계 이후 처음으로 1천 건 아래로 내려갔다. 2007년 12월 2천116건의 4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5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2008년 전국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지역의 심각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전국 주택가격은 3.1% 상승했는데 대구는 상승은커녕 오히려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거기다 2007년도 1.8% 하락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대구경북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전국 최악인 것은 미분양 물량이 그만큼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입주가 되지 않아 밤에는 불도 밝히지 못하고 도심 곳곳에서 유령처럼 우뚝 솟아 있는 어두운 건물 덩어리가 한두 곳이 아니다. 지난해 대구 수성구에서만 모델 하우스 운영이 안 돼 아예 문을 닫은 곳이 5개에 달한다고 하니 지역의 부동산 경기를 대변해 주고도 남는다. 아파트 공사를 마친 업체는 입주가 안 돼 부도 위기에 몰렸고, 착공을 않은 업체는 아예 사업을 포기하면서 나대지를 방치해 놓아 도심의 흉물이 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낙동강 정비사업을 서두르고 있고 새로운 신성장 동력 개발에 한창이다. 그러나 도심에 이런 흉물을 방치한 채 도시가 얼마나 발전할지는 의문이다.

아파트 사업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긴 주범임에 틀림없지만 안타깝게도 지역경제와 너무나 밀접한 관계에 있다.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의 부동산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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