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親朴 논쟁'만 판치는 경주재선

4·29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가 '친박 전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후보 정책과 인물 대결은 사라진 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기대, 표를 호소하는 이상한 선거판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선거 개입과 박사모 내 분열까지 더해져 경주가 몸살을 앓고 있다. 무소속 정수성 후보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한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은 17일 "선거 기간 300~500여명의 박사모 회원이 경주를 찾아 정 무소속 후보 돕기에 나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사모 발기인 가운데 한 명이자 현 강원대표라고 밝힌 인사는 17, 18일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 홈페이지에 "친이-친박 편가르기가 박근혜 대표의 차기 행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뜻을 같이 하는 박사모 회원들과 함께 성명서를 낼 계획"이라는 글을 올렸다. 친박 계열인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박사모 간 내분은 박 전 대표와 전혀 관계가 없다. 경주 발전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불법 선거 공방도 한창이다. 박사모는 13일 "불법 선거 운동 모임에 정 한나라당 후보가 다녀갔다"는 기자회견에 이어 17일에는 "선관위가 한나라당 J후보의 친동생 정모씨와 모 동인회 회장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2차 회견을 가졌다. 정 한나라당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선관위에서 아무 해당 없음이라고 밝힌 사안"이라며 "낙선 운동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맞섰다.

이채관 자유선진당 후보도 18일 성명을 통해 "선거운동원이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의 명함을 직접 돌리다 적발되는가 하면 정수성 후보는 모든 현수막과 홍보물을 박 전 대표 사진으로 도배해 정체불명의 후보가 되고 있다"며 "경주선거에 박사모가 왜 활개치느냐"고 양측 모두를 비판했다.

후보들을 둘러싼 유언비어도 선거판을 흐리고 있다. 한나라당 정 후보 측은 "박사모와 더불어 '정사모'(정종복 사망시키기 모임)가 생겼다는 괴담이 나돈다"고 했다. 무소속 정 후보 측은 "선거캠프에 돈이 없는 것은 4성 장군을 돈으로 샀기 때문이란 음해가 나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순자 후보 측은 "누군가 김일윤 전 의원의 5·1 석방설과 정 한나라당 후보와 밀약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상준·박상전·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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