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칠성농장 최향분·신칠성씨 새농민상 대상·철탑산업훈장

땅 한조각 없던 가난한 부부농군 피땀으로 4만㎡ 버섯농장 일구다

▲농협중앙회의 새농민 본상 대상을 받은 신칠성·최향분씨 부부가 표고버섯 재배사에서 버섯을 수확하고 있다. 구미·정창구기자
▲농협중앙회의 새농민 본상 대상을 받은 신칠성·최향분씨 부부가 표고버섯 재배사에서 버섯을 수확하고 있다. 구미·정창구기자

"이 상의 일등공신은 제 아내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버섯농사를 지을 생각입니다."

지난달 29일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 제44회 새농민상 본상 시상식에서 부인 최향분(49)씨와 함께 대상 및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구미시 무을면 상송리의 칠성농장 신칠성(52) 대표. 그는 구미지역 농민들 사이에서는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성공신화를 일궈낸 주인공으로 통한다. 구미에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은 부부는 이번 상금 500만원을 지역인재육성에 써달라며 구미시장학재단에 선뜻 내놓았다.

그는 아홉살 어린 나이로 고향 김천 어모면을 떠나 구미 무을면 안곡리에서 남의 농사일을 하며 생계를 잇다 1983년 부인 최씨와 결혼할 때까지 송곳 하나 꽂을 땅이 없었다. 그런 그가 연악산 자락 선돌들에 벼논 6천600㎡(2천평), 표고버섯 3만9천600㎡(1만2천평)의 농장주인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눈물과 피땀이 마를 날이 없었다.

결혼 이듬해 상송리의 빈 농가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신씨는 부인 최씨와 함께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척박한 땅 2만6천400㎡(8천평)을 소작으로 일구면서 억척스런 새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땅 탓에 소출이 적은 데다 소작료가 절반이나 돼 남는 것은 긴 한숨뿐이었다.

벼농사로는 도저히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 신씨는 젊은 시절 남의 농사일을 할 때 눈여겨봐 두었던 표고버섯을 떠올렸다. 29세 때부터 660㎡(200평)에 표고버섯 재배를 시작해 실패과 역경의 과정을 거친 후 버섯재배에 재미를 들여 해마다 버섯재배면적을 늘렸다.

신씨는 "울기도 많이 울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버섯재배사에 비가 들지 않도록 비닐로 덮어야 되는데 장비가 없어 발만 구르면서 부둥켜안고 울기만 했다"고 회상했다. 신씨는 부인 최씨에게 연방 고마움을 표시했고, 최씨는 오히려 쑥쓰러워했다.

신씨 부부의 농장 100여개 재배사에서 생산되는 연간 80t의 버섯은 전량 대구로 출하된다. 농장 사정으로 버섯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30일 간단한 수상축하 면(面) 잔치를 가진 데 이어 조만간 동네사람들을 위한 잔치도 열 계획이다.

정인열·정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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