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수뇌부 공백 장기화 될듯…靑, 후임 인선 착수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산 형성 과정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사의를 표명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내정을 공식 철회했다.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3년 이후 총장 후보자가 사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천 후보자는 14일 ▷사업가 박모씨에게 거액 차입을 통한 강남 아파트 구입 ▷타인 명의의 고급 승용차 사용 및 리스 ▷위장 전입 등 의혹이 제기되자 조은석 대검 대변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책임을 통감하고 공직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천 후보자의 사퇴로 청와대의 부실 인사 검증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고, 검찰은 총장·차장이 없는 초유의 수뇌부 공백 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청와대는 당초 대안부재론을 들어 천 후보자의 내정 철회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했지만 천 후보자를 고집할 경우 이 대통령의 '중도강화론'과 '친서민 행보'로 만들어진 긍정적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내정 철회로 급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통령은 15일 천 후보자의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후임 인선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에 검찰 출신 인사들이 많아 선배 검사를 엄격한 잣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검찰 수뇌부 공백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검증 절차를 거쳐 새 후보자를 지명하더라도 국회 청문회와 검찰 수뇌부 인사까지 2, 3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경한 법무장관은 전국 검찰 조직에 지휘 서신을 내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했다.

사시 22회인 천 내정자 후임으로는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사시 20회)과 문성우 전 대검차장(사시 21회)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참신성 등을 고려해 검찰 외부 인사가 전격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이상헌·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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