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로, 예능인으로, 연기자로, 몸이 12개라도 모자란 멀티 플레이어 MC몽(30)이 5집 '휴머니멀'(Humanimal)을 내놨다. 그 어느 분야에서든 선전을 펼쳐왔던 MC몽이기에 그의 음반에 거는 팬들의 기대는 컸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MC몽은 시원하고 신나는 음악들이 가득 담긴 정규 음반을 갖고 돌아왔다.
'휴머니멀'은 말 그대로 '휴먼'(Human)과 '애니멀'(Animal)을 합친 말이다. 가장 사람다우면서도 본능에 충실한 감정을 담고 싶어서 지은 제목이다. "인간과 동물이 본능적으로 느끼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그의 설명처럼, 음반에는 사랑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 노래들이 담겼다.
타이틀곡 '인디언 보이'는 원시의 생명력이 넘치는 아프리카 사운드에 경쾌한 비트의 악기소리가 포인트를 주는 인디언풍 음악이다. MC몽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
"정글 속에 있는 듯한 사운드를 담은 노래입니다. 야생적이고 동물적이죠. 사랑을 위해 어떤 어려움에도 맞서는, 다소 무모한 사람을 그리며 노래를 만들었어요. 도심 속에 사는 인디언이죠."
노래에 삽입된 신나는 퍼커션 사운드는 히트 작곡가 조영수의 작품이다. 여기에 다양한 타악기 사운드가 결합됐다. 100개 이상의 멜로디를 만들어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봤다. 3명의 믹싱 기사가 달라붙어 10번의 믹싱 작업을 거쳤다. 편곡도 8번 했다. 그만큼 공을 들인 작품이 '인디언 보이'다.
MC몽은 '인디언 보이' 무대에서 뮤지컬 느낌의 퍼포먼스도 선보여 볼거리를 안기고 있다. 또 13세의 어린 래퍼와 함께 청량하고 신선한 무대를 연출하고 있기도 하다.
MC몽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을 스스로 만들었다. 스스로 기획을 했고 전곡의 작사도 했다. 편곡과 세션, 믹싱, 마스터링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총 15트랙의 곡이 음반에 빼곡히 실렸다.
"250곡 정도의 곡을 외부 작곡가들에게 받았고 저 역시 50곡 정도 썼죠. 300곡의 가사를 썼고요. 프로듀싱 작업이 쉽진 않았지만 즐겁게 작업했어요."
MC몽은 2004년 발표한 1집부터 성공에 성공을 거듭했다. '180도' '천하무적' '아이스크림' '서커스' 등 각 앨범 타이틀곡은 모두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도 재미있는 MC몽 스타일의 노래는 가요계의 한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유쾌한 이미지의 MC몽이 내놓는 작품은 대중들에게 '재미는 있지만 음악성은 없는 노래'로 인식됐다. 평가절하되는 음악적 성과에 대해 억울함도 있을 터다.
"랩 음악계에 하나의 획을 그었다는 얘기도 듣고 새로운 피처링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았어요. 그런데 반면 쓰레기 같은 랩 음악을 한다는 사람도 있었죠.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전 모든 음반이 다 잘 됐고 '위대한 캣츠비' OST에 담긴 '소 프레시'(So Fresh)는 단일 곡으로 5억원 이상을 벌었어요. 듣기 좋지 않으면 어떻게 성공을 했겠어요."
MC몽은 음악 얘기를 꺼내자 기다렸다는 듯 말을 이어간다. "처음에는 제 앨범에 대해 '누가 다 해주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 얘기가 사실 듣기 나쁘진 않았습니다. 제가 만든 것 같지 않게 앨범이 너무 좋다는 얘기 아닌가요. 그런데 계속 그런 말을 들으니까 딜레마에 빠졌죠. 나도 다른 래퍼처럼 정치나 경제 같은 무거운 얘기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해답은 그게 아니었어요. 나도 대중이고 댄스 음악에 소리 지르는 국민의 한 사람이죠. 그런 입장에서 음악을 만드니까 사랑을 더 받더라고요."
MC몽은 현재 KBS '해피선데이'의 인기 코너 '1박 2일'과 SBS '야심만만2' 등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너무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MC몽이다. 지난해에는 과로로 쓰러지기까지 했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일로 생각하면 힘이 들지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즐겁죠. '1박 2일'에 함께 출연하는 호동이 형, 수근이 형, 김C 형, 승기, 지원이 모두 개성이 넘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죠. '1박 2일' 스태프들에게선 저를 아끼는 감정이 느껴져요. 그래서 피곤하고 지치고 힘들어도 팀의 활력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되죠."
그는 예능 프로그램 때문에 음악 활동이 더 잘됐다는 얘기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1박 2일' 때문에 4집이 더 잘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했다. "1~3집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고도 대박을 기록했다"며 "예능 때문에 잘됐다는 얘길 들기 싫어서 더 악착같이 5집 작업에 매달렸다"는 그다.
MC몽은 최근 여자친구인 주아민을 공개하고 당당히 데이트를 즐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바쁜 시간에 언제 데이트를 하느냐고 묻자 "함께 밥 먹고 영화볼 시간은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MC몽은 가수와 예능인뿐 아니라 연기자, DJ, 성우로도 활동했다.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고 패션 브랜드도 론칭했다. 그에게 대체 본업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제 정체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천년만년 대중들의 친구가 되고 싶어요. 무엇을 하든 그 안에서 지고 싶지 않아서 지금까지 모든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가장 감사한 것은 음악이지만 다른 일들에도 소홀하고 싶진 않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즐거움을 주는 MC몽이지만 그에게도 안티가 있다. 낙천적인 성격의 MC몽은 그마저 당연하다고 느낀다. "TV에 나온 것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반대로 TV에 나오는 것만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요. 안티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죠. 저는 한 가지를 하면 100가지 소문이 나는 사람이에요. 보드게임방 가면 도박한다고 소문이 나고 여자친구랑 길에서 싸우기라도 하는 날엔 여자때린다고 소문이 날 거예요. 그런 것은 다 이해해야죠. 대신 저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MC몽은 과거 함께 일한 스태프들과 대형 기획사 팬텀에서 독립해 이번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벌써 10년째 같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는 그다. "전 떡볶이 집도 갔던 곳만 가요. 만나는 친구만 만나고요. 그만큼 원래 함께 일했던 사람이 편해요. 큰 회사보다는 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작은 회사가 좋고요."
예쁜 연인에 자신을 세심하게 매니지먼트 해주는 오래된 동료들, 잘 나가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MC몽에게는 즐거운 일만 가득해 보인다. "연애하는 것도 즐겁고 방송도 즐겁죠. 긴장감과 행복감이 교차하는 나날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행복하면서도 뭔가 불안하고 초조해요. 늘 위험하고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죠. 그냥 경쾌하게 기분 좋은 날이 없어요."
서른. 이제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나이. 하지만 MC몽은 특유의 낙천과 명랑함으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명랑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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