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결산)①볼트 독주 이어져

2009 독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24일 9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기록과 흥행, 운영에서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는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가 있었다. 볼트는 육상의 꽃인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에서 잇따라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최고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남자 400m 계주에서도 우승한 볼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3관왕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한 건 칼 루이스(1983·1987년), 마이클 존슨(1995년), 모리스 그린(1999년), 타이슨 게이(2007년) 등 4명의 미국 선수에 이어 볼트가 다섯 번째다.

볼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세계 최고의 2개 대회에서 모두 6전 전승, 세계 신기록 5개의 위업을 쌓았다. 몰라보게 좋아진 스타트 반응 속도와 경쟁자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후반 스퍼트를 겸비, 무적 천하를 구가했으며 뛸 때마다 육상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전문가의 예측과 인간 한계를 뛰어넘는 폭풍같은 질주는 볼트의 나이를 고려할 때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볼트의 활약 덕분에 올림피아 슈타디온에는 구름 관중이 몰리는 등 '볼트 신드롬'이 나타날 정도였다. 대회기간 동안 50만명 이상이 몰렸고 볼트가 결승에 출전한 17일(7만4천413명)과 21일(9만451명), 23일(5만9천926명)에는 더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볼트와 여자 100m 우승자 셸리 안 프레이저 등의 활약으로 단거리 부문에서 자메이카는 금메달 7개를 획득하며 육상 강국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이신바예바(27·러시아)의 3연패 실패는 최대 이변이었다. 5m5로 세계신기록을 보유 중인 이신바예바는 컨디션 난조로 점프에서 타격을 입었고 결국 소득없이 짐을 쌌다. 안나 로고프스카(28·폴란드)가 이신바예바의 자리를 이어 받았다.

193cm의 큰 키를 앞세워 높이뛰기 2연패를 이룬 블랑카 블라지치(26·크로아티아)가 새 여자 스타로 탄생했고 아벨 키루이(케냐)는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6분54초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세계 신기록이 하나도 없었던 2007년 오사카 세계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3개나 탄생한 것도 성과다.

베를린에서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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