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마음 한정 없습니다. 이번 주에는 깍두기, 콩조림, 손두부, 양파, 표고버섯가루, 꽈리고추, 머위, 달걀, 옥수수를 보냅니다. 부산 회원들에게는 현미찹쌀 보냅니다. 직접 농사지은 물품을 생산하는 12명의 회원들을 나이순으로 한분씩 소개해 드릴게요. 안봉순. 71세. 여성 농민회원임. 2남 6녀를 두셨음. 논 1천평, 밭 600평 농사를 짓고 계심. 농사가 적어 별로 낼 농산품은 없지만 함께 어울려서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텃밭 제철꾸러미' 사업을 펴고 있는 상주 외서면 '봉강리 꾸러미공동체'가 도시 소비자들에게 보낸 인사편지다.
봉강리 꾸러미공동체는 순수 여성 농업인 12명(회장 제정이·54)으로 구성된 공동체다. 상주시 여성농민회 소속 70대 할머니부터 40대 새댁(?)까지 포함돼 있다. 이들은 상주로 시집와서 평생 봉강리와 이천리에서 농사일을 하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요즘 이들은 색다른 일을 하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얼굴 있는 생산자가 되고 싶다"며 '우리텃밭 제철꾸러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 우리텃밭 회원으로 가입한 도시 소비자들에게 월 10만원을 받고 회원들이 직접 텃밭에서 생산한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매주 1회 전달하는 '행복을 담은 장바구니 판매사업'이다.
매주 화요일 도시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농산물은 8~10가지다. 김치류와 밑반찬류, 간장·된장 등 양념류는 기본이다. 차 종류와 유정란, 두부 등 간식거리와 호박잎, 고추, 들깻잎, 가지 등 시골냄새가 물씬 풍기는 푸성귀도 장바구니에 넣고 있다.
모두 소박한 농산품이지만 회원들의 정성이 담겨져 있다. 배송상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친정 엄마가 시집간 딸에게 보내는 반찬상자와 같은 모습이다.
회원들이 정성 들여 쓴 인사편지도 동봉한다. 특이한 반찬거리를 보내면 조리하는 방법까지도 상세하게 적어둔다.
상주 여성농민회원들이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7월 둘째주부터다. 매주 화요일 텃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포장해 보내면 도시에 사는 소비자들은 수요일 이를 받아먹고 있다. 현재 회원으로 등록한 도시 소비자들은 45명. 알음알음으로 가입한 회원들이라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제정이 회장은 "도시 회원님들께 배송하는 농산물은 대규모 경작지에서 상업적으로 재배한 것이 아니라 우리 회원들이 집에서 먹을 것을 심어둔 조그마한 텃밭에 조금 더 넉넉하게 지어 나누어 먹는 것"이라며 "친환경적인 농사방법으로 키운 농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상주시 채영준 외서면장은 "소량의 농산물이지만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농가소득에 도움될 것"이라며 "직거래를 통한 농촌과 도시주민들 간의 연대는 우리 농촌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농업을 살릴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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