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공·수 와르르…호랑이에 '부끄러운 패배'

명가 재건에 나선 KIA 타이거즈의 기세는 올 시즌 최대 화제다. 시즌 초반 안정된 마운드와 달리 조용하던 타선도 김상현이 LG 트윈스에서 가세하면서 힘이 붙었고 순위도 계속 올라갔다. KIA 타선은 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호투를 이어오던 브랜든 나이트가 초반에 무너지는 바람에 5대 11로 고배를 마셨다.

8월 KIA는 11연승을 달리는 등 한달 동안 20승(4패)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탄탄한 투수진과 폭발력 있는 타선이 조화를 이루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에이스 윤석민은 8월 다섯차례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기며 선발 투수진의 무게중심을 확실히 잡았다. 김상현은 8월에만 타율 0.409에다 역대 한 달 최다 타이 기록인 15홈런, 38타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숨가쁜 순위 싸움의 와중에서 삼성은 2일 상승세인 KIA를 만났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KIA의 선발 투수가 1군 무대에 한 번도 서 본 적이 없는 고졸 신인 정용운이었다는 점. 반면 삼성 선발은 5연속 선발승을 거두고 있던 나이트였다. 8월 15일 KIA전에서 5이닝 동안 4피안타 7사사구 3실점으로 다소 고전하긴 했으나 무게감에서 정용운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날 삼성의 계산은 초반부터 어긋났다. 제구 난조와 더불어 경기 운영에 미숙함을 드러낸 정용운(1과 1/3이닝 1피안타 4볼넷 2실점)을 일찍 마운드에서 끌어내릴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지만 나이트 역시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삼성 선발진의 숨통을 틔워줬던 나이트는 3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았으나 홈런 2개를 포함해 7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다.

어설픈 수비는 패배를 부채질했다. 2대 3으로 뒤지던 3회 초 무사 1, 2루 때 나이트는 최희섭과 김상현을 아웃시킨 뒤 변화구를 던져 차일목마저 삼진으로 잡았다. 이닝이 끝나는 듯했지만 포수 채상병이 공을 빠트려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태가 되어버렸다. 졸지에 삼성은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고 좌익수 김창희의 타구 판단 실수로 장성호의 타구가 3타점 2루타가 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타선의 응집력에서도 삼성은 KIA에 밀렸다. KIA는 안타 12개와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1개를 묶어 12점을 올렸다. 그러나 삼성은 박석민이 5타수 4안타를 치는 등 12안타에 볼넷 7개를 얻고도 5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특히 1대 2로 뒤진 2회 말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만 더했고 2대 7로 밀리던 4회 말 무사 1, 3루 때 세 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아쉬웠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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