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한국과 축구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한국과의 경기는 힘들었습니다.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라는 걸 몸소 느꼈지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일본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가마모토 구니시게(65) 교수가 대구를 찾았다. 일본 교토분교우대학 객원 교수이면서 이 대학 여자축구클럽 단장으로 2일 영진전문대와의 축구 친선 교류전을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
가마모토 교수는 일본의 축구 영웅. 우리나라로 치면 현재의 박지성도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청소년·대학·프로 시절 득점왕, 어시스트왕, 최우수선수상, 감투상 등 각종 상을 모두 휩쓸었다. 일본 리그 득점왕 7번, 일본 리그 통산 득점 1위(202골), 통산 어시스트 1위(70회), 최우수 선수상 7회 등의 기록이 가마모토를 잘 설명해 준다. 1964년 일본 대표팀 발탁 후 A매치 75경기에 출장 73득점을 올렸고, 특히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선 7득점으로 올림픽 득점왕을 차지하며 일본에 전무후무하게 축구 동메달을 안겨 주기도 했다. 이후 일본축구협회 부회장, 월드컵 일본조직위원회 이사, 참의원(국회위원), 정부 노동 총괄 정무 차관 등을 역임했다.
가마모토 교수는 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의 수준 차이에 대해 "한국은 이기기 힘든 팀이다. 일본에 비해 특히 체력(피지컬)이 좋다. 강한 체력이 바탕이 돼야 아시아는 물론 유럽, 남미 팀들과 상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에다 기술과 전술, 골 결정력이 겸비되면 유럽 등 축구 강국들과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만 한국·일본 축구 모두 골대 20, 30m 앞까지 공을 잘 몰고 간 후 골 결정력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게 과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일본 축구는 기술적 우위, 한국 축구는 체력적으로 강한데 다소 딱딱하게 축구를 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 축구가 전술적인 면을 보강해 보다 부드러워지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한국과 일본 축구의 성적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는 "일본의 목표는 4강이지만 지금까지 8강에도 올라간 적이 없다. 한국·일본·북한·호주 모두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일단 16강 진입을 1차 목표로 잡고 최선을 다하면 16강 이후는 기적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에 나선 한국과 일본의 유치 가능성에 대해 가마모토 교수는 "분명한 건 32개국을 상대로 대형 이벤트를 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일본 모두 가능성이 있지만 한 번 더 공동 개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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