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청년실업자, 현실 임금에 적응부터 하고봐야

청년 실업자의 기대임금과 실제 지급되는 시장임금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집계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20~29세 대졸 실업자의 기대임금은 월 176만6천 원으로 시장임금 152만5천 원보다 24만 원가량 많았다. 이 같은 사실은 청년 실업자들의 눈높이가 시장의 현실보다 높아 청년실업 심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뜻한다.

청년 실업자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 20, 30대 청년취업자수는 952만6천 명으로 1990년 4월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1994~1997년 청년취업자수가 1천100만명 선을 웃돌았음을 감안하면 10년 남짓한 기간에 150만 개의 청년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이대로 가면 연말에는 청년취업자 수가 920만 명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청년 일자리가 감소한 것은 물론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고용사정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2분기 들어 우리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고용시장을 헤매고 있는 청년실업자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흡수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고용시장이 활성화할 때까지 청년실업자들이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는 것이 현실적인 길일 수밖에 없다.

물론 청년들에게 무조건 낮은 임금을 감수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장이 청년들에게 만족스런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눈을 감아서는 취업이 어렵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만족스럽지 못한 일자리라도 나중에 경제가 좋아지면 많은 임금을 받는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다. 현재의 낮은 임금이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기백(氣魄)을 갖고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에 적응해가는 인내를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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