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시민들은 매주 토요일 밤이면 이른 저녁을 먹은 뒤 간단한 차림으로 외출준비를 한다. 안압지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가기 위해서다.
이달 24일 주말 저녁.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1만여명의 관객들이 모인 가운데 '2009년 안압지 상설공연 폐막공연'이 안압지의 열린음악회란 주제로 펼쳐졌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그것도 신라시대 왕들이 유희를 즐겼던 안압지의 공연은 시민뿐 아니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04년 시작으로 이날까지 6년간 총 141회 공연에 100만명의 관객이 관람한 성공적인 공연이라는 평을 받았다.
지난 4월 개막한 올해 공연은 6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이날 화려한 폐막공연을 선사했다.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안압지 경내 잔디밭 중앙에 설치한 특설무대에선 선덕여왕행차 재현을 시작으로 시립합창단, 인기가수 공연에 이어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불꽃쇼로 이어졌다.
넓은 터에 1만여명이 들어서자 유적지인 이곳이 거대한 노천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같은 시각 인근 공원에서 인기가수의 콘서트 관람을 포기하고 안압지 폐막공연을 보러 왔다는 이하영(34·경주 성건동)씨는 "결혼해 경주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이 야경이 너무 예쁘다는 것과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라며 무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올해 안압지 상설공연은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전통국악 4회, 퓨전음악 2회, 현대음악 7회 등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뒀다. 지난 9월 가수 이승철과 바비킴이 왔을 때는 2만여명의 관객이 몰려 인근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올해 안압지 상설공연 총 관람객수가 12만명을 넘어 6년 동안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가 드라마 선덕여왕과 안압지 상설공연의 인기에 힘입어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며 "시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내년에는 더 알찬 내용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최철식 시민기자 ccs1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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