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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巨商 "월 1천만원 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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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사이버머니의 현금 거래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으면서 돈벌이를 찾아 사이버 세상에 로그인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게임 속 아이템 거래를 통해 월 수천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는 사이버 거상이 등장했는가 하면 캐릭터를 육성해 주고 돈을 받는 일명 '대리 유저'들이 생겨나고 있다.

9일 대구 남구 대명동 한 PC방. 담배 연기 자욱한 실내에서 운동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30대 초반 남성이 분주하게 키보드를 두드린다. 엉덩이를 반쯤 걸친 이동 의자는 나란히 붙은 4대의 컴퓨터를 넘나든다. 키보드 옆에는 먹다 남은 중국음식, 수건, 칫솔 등 세안 도구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수동 장사-최고가 매입. +9판금갑옷, +9뇌신검 팝니다.' 모니터 안은 장사 채팅 글로 도배돼 있다. 이 남성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전업 상인이다. 유저들의 아이템을 싸게 사들인 뒤 비싸게 되팔고는 게임머니를 다시 현금화한다. 마땅한 직업이 없어 넉달 전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몇백만원 벌 거면 잠 안 자면서 이 짓을 안 하죠. 한달에 1천만원은 족히 벌어요. 전문적으로 장사만 하는 거상들이 각 서버마다 10여명씩 있어요."

사이버 상인들은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모은다. 수시로 게임이 업데이트되는 탓에 미리 아이템 가격을 점쳐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전문 상인끼리 연합 상단을 꾸려 희귀 아이템을 매점매석하기도 한다. 값싼 아이템을 찾아 40여곳에 달하는 게임 서버를 넘나든다. 이름난 상인의 경우 장사 노하우를 배우려는 초보 상인들의 문의가 쇄도한다.

이형민(29·대구 북구 태전동)씨도 한달 전부터 PC방 생활을 시작했다. 지역 공대를 졸업했지만 번번이 취업에 고배를 마셨다. 집에서 차려준 휴대폰 가게가 망하자 온라인 게임에 로그인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이 돈이 된다는 소리를 듣고 직접 경기도까지 찾아가 장사 기법과 물건 잡는 법(매입)을 배웠다"며 "지금은 한달에 200만원밖에 벌지 못하지만 캐릭터를 늘리고 다른 서버에까지 진출한다면 더 많은 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온라인 게임 서버에서 거상으로 소문난 한 상인에게 채팅을 시도해 봤다. 33세 주부라는 그는 "동갑내기 남편과 거실에 컴퓨터 5대를 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며 "직장 생활 때보다 벌이가 몇 배는 많다"고 말했다.

일정액을 받고 온라인 게임 캐릭터를 키워주는 대리들도 등장했다. 김상호(21)씨는 얼마 전 한동안 접었던 한 온라인 게임을 시작했다. 해당 게임 인터넷 사이트에서 '캐릭을 키워주면 경험치 1%당 3만원씩 쳐 주겠다'는 광고글을 보고 캐릭터 육성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김씨는 "한달에 캐릭터 1레벨(경험치 100%)은 족히 할 수 있다"며 "게임도 즐기고 돈도 벌 겸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PC방 업주는 "한달에 컴퓨터 몇 대씩을 전세내 온라인 장사를 하는 이들과 대리를 뛰는 아르바이트생들이 PC방마다 꽤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의 현금거래 시장 규모는 2006년 8천300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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