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4대강 세종시 등 현안에 대한 여야 국회의원의 입장이 정파별로 획일화돼 있다"고 계파정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무소속에 있다 당에 와 보니 당내 정치는 활발하지만 국민을 보는 정치는 활발하지 않다"며 "국회의원이 왜 299명이나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도 꼬집었다. 그의 지적은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이름뿐인 당대표의 넋두리라고 넘겨 버리기엔 너무나 적절하고 공감을 갖게 한다.
정 대표의 말대로 국민은 국회의원 개개인이 독립된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회의원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어느 정파냐에 따라 확연히 구별된다. 개개 의원의 다양한 목소리는 사라지고 대신 정파별 입장만 요란하다. "사람은 바뀌었는데 정치 행태가 바뀌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는 정 대표의 지적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국회가 자초한 것임을 고백한 것과 다르지 않다.
계파정치는 수십 년 이어 온 우리 정치권의 실상이자 폐단이다. 돈과 공천권을 쥔 보스를 중심으로 한 계파정치는 '보스와 똘마니의 패거리 정치'로 비판을 받으며 개혁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정치자금의 투명성은 상당 부분 개선이 됐지만 공천 등 향후 진로를 겨냥한 계파별 줄서기는 여전하다. 정 대표의 지적은 당의 진로와 정체성을 놓고 분열과 집산이 이뤄지는 야당보다는 여당인 한나라당을 겨냥한 자성의 목소리로 들린다.
'친이 친박'으로 나눠진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립은 국민들에게 국가 미래에 대한 정책 논쟁이 아니라 현재권력과 향후 기대권력의 다툼으로 비쳐지고 있다. 어정쩡하게 지내다가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 뿐이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소신과 자율권을 빼앗긴 국회의원을 국민의 대표로 인정하고 국가 경영을 맡길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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