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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습지무법자' 털물참새피에 초토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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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 입구 토평천 상 하류에 군락

국립환경과학원 안경환 연구원이 우포늪을 뒤덮고 있는 털물참새피를 손으로 당겨보지만 질겨 잘 끊어지지 않는다. 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국립환경과학원 안경환 연구원이 우포늪을 뒤덮고 있는 털물참새피를 손으로 당겨보지만 질겨 잘 끊어지지 않는다. 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습지의 무법자 '털물참새피'가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창녕 우포늪을 위협하고 있다. 우포늪을 끼고 흐르는 토평천 상류와 하류가 털물참새피로 뒤덮였다.

북미지역에서 건너온 털물참새피는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해 환경부가 지정한 위해 다년생초본식물로 2000년 초반에 보고됐다. 강변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가 물 위를 덮는 게 특징이다. 수변 공간을 점유하는 탓에 식물 고유 서식처와 기능을 훼손시킨다. 빛을 차단해 생태계도 교란시킨다. 이미 전라도 지역 습지를 초토화 시키고 있는 '깡패' 식물이다.

11일 오전 경남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 토평천. 20m 너비 강바닥 곳곳에 인공섬처럼 조성된 풀들이 볼썽사납다. 물위에 바짝 붙어 담쟁이 넝쿨처럼 퍼져있는 풀의 정체는 바로 털물참새피. 군락 위를 걸어봤다. 발이 빠지지 않는다. 한참을 지나서야 발을 디딘 곳에 물이 스며들고 가라앉는다. 20cm 두께로 실타래처럼 엉킨 군락 줄기가 부력 역할을 할 만큼 질기고 강하다. 줄기는 손으로 당겨도 잘 달려 나오지 않는다. 들추자 한 겨울인데도 푸른색 빛깔의 줄기가 얽혀 있다.

우포늪 아래쪽 수로. 너비 2m 수로에도 털물참새피가 퍼져 있다. 한 농부는 "여름동안 베어내고 뜯기를 수차례 반복했지만 잡초(털물참새피)가 좀체 사라지지 않았다"며 "낫으로 잘라 아무렇게나 던져 놓으면 다시 그 곳에 뿌리를 박고 살아날 정도로 생명력이 질기다"고 말했다.

동행한 국립환경과학원 안경환 연구원은 "털물참새피는 겨울에도 죽지 않는 상록·반상록의 다년생 식물이어서 수년간 일대를 장악하면서 다른 식생들이 자랄 여유를 주지 않는다"며 "특히 병해충, 각종 불특정 곤충과 동물의 서식처를 함께 제공하고 있어 폐해가 크다"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또 "선인장처럼 개체를 따로 떼내도 종을 잇는 모듈 번식 방식이어서 더욱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계명대 김종원 생물학과 교수는 "외래 귀화식물은 국립공원과 같은 고유 식생이 발달하고 있는 자연지역까지는 분포가 확대되고 있지 않지만 털물참새피는 이미 자연습지인 우포늪 입구까지 와 있다"며 "단순한 제거가 능사가 아니라 정확한 식생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우포늪

낙동강 지류인 토평천 유역에 1억4천만년 전 한반도가 생성될 시기에 만들어졌다. 담수면적 2.3㎢, 가로 2.5㎞, 세로 1.6㎞의 축구장 400개 너비로 국내 최대 자연 늪지다. 1997년 7월 26일 생태계보전지역 가운데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듬해 3월 국제습지조약 보존습지로 지정됐다. 우포늪(1.3㎢), 목포늪(53만㎡), 사지포(36만㎡), 쪽지벌(14만㎡) 4개 늪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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