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이웃 다문화가족]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수정 총괄팀장

우리 모두가 다문화가족 마음을 열고 안아주세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글 교육이나 각종 지원사업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열어놓고 진정으로 그들을 껴안는 것입니다."

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이수정(33)씨. 올해 보건복지가족부의 위탁기관인 전국 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으로부터 종사자 부문 표창장(열정상)을 받았다.

대학에서 아동복지학을 전공한 이 팀장은 그동안 줄곧 사회복지관과 자원봉사센터 등 사회봉사 기관에서 근무해왔다. 지난해 2월부터 한국이 부자 국가라는 소문에 희망을 품고 바다를 건너온 이주여성들을 위해 뭔가 보람된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끝에 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직장을 과감히 옮겼다.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이 한국으로 시집올 때 '한국은 좋은 나라, 살고 싶은 나라, 고마운 나라'라는 선입견을 갖기 마련이지만 이 같은 꿈은 이내 깨지고 당장 눈앞에 놓인 어려운 현실에 허우적대기 십상입니다."

이 팀장은 이 같은 외국인 '새댁'들을 위해 한글과 예절, 음식, 직장알선, 결연 등 수십 가지 일을 병행해 나가면서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다시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다독거리는 일에 푹 빠져 있다.

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대한불교조계종 직지사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이 팀장은 센터내 설치된 방문교육, 교육사업, 영농기술, 다문화언어지도, 아이돌보미, 통번역서비스 등 6개 팀을 총괄하는 팀장을 맡고 있다.

이 팀장은 올초부터'다문화 속에 사는 우리, 우리가 모두 다문화가족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0쌍의 다문화가족 합동 결혼식과 다문화가족 3가구 가족 40여명이 제주도 행복여행을 다녀오는 이벤트를 마련해 큰 인기를 끌었다.

베트남 출신인 트랑김펑(23)씨 등 다문화가족 8가정에 대해 친정방문 및 부모 초청사업 또한 크게 돋보였다. 초청받은 다문화가족들은 7일 동안 가족사진 촬영과 한국음식문화체험, 직지사 탐방, 김천시 방문 등으로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갔다.

지난해에도 필리핀에서 시집온 디오스 다다이아팟(41)씨를 결혼 11년 만에 친정 식구들과의 상봉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베트남 출신 쩐티리엔(26)씨가 6년 만에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지난 달에는 결혼이주여성 원동기장치 자전거 운전면허시험에서 베트남 출신 후인티딘(23)씨 등 16명이 최종 합격하는 기쁨을 안기기도 했다.

이날 원동기 운전면허 시험은 교통안전교육 수강과 신체검사, 학과·기능시험 순으로 일반 면허시험과 똑같았지만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국가별 통역지원을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이 쉽게 면허를 딸 수 있게 했다.

또 한국어 집합교육, 찾아가는 이동공부방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수준별, 지역별로 나눈 언어교육을 통해 한국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켜 안정적인 조기 정착을 돕고 있다. 매년 한국어 능력평가 시험에서 응시자 가운데 80~90%에 가까운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한 유산상속을 둘러싼 가족갈등, 남편의 우발적 행동으로 인한 형사사건 연루, 고부간 문제, 자녀양육 등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이주여성들의 고민을 풀어주기도 한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은 김천시다문화가족센터에 올해 상복이 터졌다. 이번에 이 팀장이 표창을 받은 데 이어 센터장인 진오 스님은 올해 '불교사회복지유공자'에 선정돼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을 받아 지역 사회로부터 봉사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 팀장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눈코 뜰 새 없이 폭주하는 업무로 정작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든다"며 "올 연말에는 시부모님과 남편, 세 살배기 딸과 함게 여행이라도 한번 다녀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천·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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