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인 수비 덕에 웃을 뻔했으나 고질병인 실책 탓에 울었다. 29일 공동 선두이던 울산 모비스와의 원정 경기에 나선 대구 오리온스는 3쿼터 때 밀착 수비로 재미를 보면서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하지만 4쿼터 때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결정적 실책을 연발, 61대82로 주저앉았다. 이날 패배로 오리온스는 4연패에 빠졌다.
모비스는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자랑하는 팀. 특히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는 어느 팀 못지않게 탄탄하다.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수비에서 실수를 하는 선수는 가차없이 벤치로 불러들일 정도로 수비를 강조한다. 이날도 모비스는 경기 중반까지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오리온스의 공세를 저지했고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쿼터에도 강력한 수비로 턱밑까지 추격해온 오리온스를 뿌리쳤다.
외곽슛을 내주더라도 도움 수비로 오리온스의 주포 허버트 힐(18점 9리바운드)을 막겠다는 것이 이날 모비스의 수비 작전. 모비스는 힐이 공을 잡으면 브라이언 던스톤(29점 11리바운드) 등 두세명이 달려들었다. 게다가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외곽의 빈틈까지 메우는 통에 오리온스는 외곽슛 찬스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모비스는 오리온스 선수들이 쉽게 공을 잡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전반에만 실책 14개를 범하며 공격권을 쉽게 빼앗겼다. 부상으로 빠진 김승현 대신 번갈아 경기를 조율한 정재홍과 윤병학은 실책을 4, 3개씩 기록했고 힐도 실책 4개를 범하는 바람에 전반 내내 끌려갔다. 8승(21패)밖에 거두지 못한 오리온스가 22승을 거두는 동안 8번만 진 모비스를 꺾지 못하리란 예상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점수 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상황이 변한 것은 3쿼터. 수비가 약한 오리온스가 들고 나온 무기는 모비스의 특기인 수비였다. 오리온스는 상대 코트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가했고 빠르게 움직이면서 적극적으로 도움 수비를 펼쳤다. 방심하는 사이 허를 찔린 모비스는 주춤했다. 여기에 외곽슛에 의존하지 않고 던스톤과 함지훈이 지키는 골밑을 과감히 파고들면서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4쿼터가 시작됐을 때 점수 차는 48대54. 곧 승부를 뒤집을 수 있을 듯했다. 그러나 4쿼터 초반 나온 결정적 실책 두 개가 오리온스의 발목을 잡았다. 4쿼터가 시작된 지 8초 만에 정재홍, 1분 40여 초 뒤엔 힐이 드리블을 하다 모두 양동근(20점 5스틸)에게 공을 빼앗겨 손쉬운 레이업슛을 허용한 것. 순식간에 48대60으로 점수 차는 벌어졌고 더 이상 오리온스는 힘을 쓰지 못했다.
한편 안양 KT&G는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82대79로 승리, 시즌 처음으로 연승을 거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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