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조용한 사무실에 한 남자가 찾아왔다.
농구 선수 못지않게 큰 키다. 아마도 190cm는 족히 넘을 듯하다.
다른 사무실로 잘못 찾아온 장신 방문객은 대번에 '위너'란 별명을 얻었다.
사무실을 지키던 '루저' 동료들은 순식간에 졸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출입문 잘 지켜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위너 방문객의 뜻하지 않은 내방은 연초 사무실에 웃음 바구니를 선물하고 돌아갔다.
키가 180cm가 되지 않는 대학원생 아들을 슬쩍 떠봤다. "난 그냥 루저로 살래"라는 별 관심없이 대답한다. 우리 사회에 루저 파문에 몰고온 파장도 없지않지만, 곳곳에 때아닌 웃음을 선사하는 해프닝을 선물하기도 한다.
이런 트렌드를 감안, MBC 후플러스는 '루저 발언 논란 그 후'를 방영한다.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에 키가 180㎝보다 작은 남자는 루저(패배자)라고 생각한다."
작년 11월 한 여대생이 KBS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말한 '루저' 발언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다.
방송 이후 많은 이 여대생은 비난에 휩싸였고, 제작진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여대생의 사생활은 인터넷을 통해 낱낱이 공개됐다. '루저' 발언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는 남성 260여 명이 언론중재위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왜 많은 사람이 '루저 발언'에 화를 냈을까.
외모 지상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에 대한 반발일까? 아니면 불경기와 고용위축, 취업난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현실적 불만이 배어 있는 사회적 풍토 때문일까?
MBC '후 플러스'는 '루저 발언'이 남긴 씁쓸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살펴본다. 7일 오후 11시5분 방송.
뉴미디어본부 ckla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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